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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아테네 문명은 인류의 발전단계에 있어 유아기에 해당되지만, 작금의 단계에서도 약 4000여 년 전의 그 문명에 대해 동경과 그리움을 표시하곤 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현상을 어른이 된 성인이 '돌아갈 수 없는' 그리고 '그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것과도 같다고 비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순박함은 꿈을 실현하려고 하는 성인에게 있어 때로는 그 모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 문명이 현대 인류에게 던져주는 그 꿈의 하나는 '직접민주주의'이다. 즉, 시민이 공공업무를 직접 판결하고 집행하여 공동체를 운영했던 경험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 한계로서는 첫째, 노예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계급적 착취와 배제를 토대로 하고 있다. 노예와 자유시민의 규모가 3:2의 비율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아테네의 시민정치가 풍부한 노예의 생산활동에 바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시민의 자격은 엄격히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20세 이상의 성인 남자들에게만 시민권이 부여되었기 때문이다. 여자, 이방인, 하층민은 절대 시민이 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의 경험은 옹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인류문명 발달의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형태가 가능하였다면, 지금 현재의 단계에서는 그 가능성은 더 높기 때문이다. 인류의 진보와 발전을 믿는다면, 앞으로 인류는 미완의 직접민주주의를 완성된 형태의 직접민주주의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것이 역사의 흔적과 경험 속에 존재해왔었다는 것을 각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한계는 많지만 모티브를 제공하는 그 역사의 흔적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철학자 플라톤은 민주정치의 위험성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민주제의 기본원리가 '자유와 평등'이기 때문이다. 당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과 세계관으로서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제의 기본원리가 위험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단적으로 플라톤은 각 계급의 덕목을 밝혔다. 예를 들면 수호자는 지혜(wisdom), 군사의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용기(courage), 시민은 절제(moderation)를 제시했으며, 각자 제 각자의 할 일을 하는 것이 정의(justice)롭다고 플라톤은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사회의 계서적 질서는 전제이며, 이것이 우주의 질서원리라고 파악하였기 때문이다. 민주정의 두 가지 원리인 '자유와 평등'은 그들의 사상에서 차지할 공간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플라톤은 통치자의 수의 따라(one, a few, many), 아리스토텔레스는 공공선이 형성되는 정당성에 따라 정체(政體)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하였다. 군주제(monarchy), 귀족제(aristocracy), 민주제(democracy)이다. 이러한 3가지 정상적인 형태가 타락하면 각각 참주제(tyranny), 과두제(oligarcy), 중우제(ochlocracy)로 변질 될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분류유형을 바탕으로 플라톤은 이상적인 정체로서 철인왕(philosopher-king)이 통치하는 사회를 꿈꾸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군주정과 민주정이 혼합된 형태의 정치체제로서 혼합제(mixed polity)를 이상형으로 설정하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민주제를 비판한 이유는 그 어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democracy)의 어원에 따르면, 그리스어의 demokratia로부터 파생된 것으로 인민(demos)과 지배(kratos)의 합성어로서 인민에 의한 지배(rule by the people)를 말한다.
인민은 다수자로서 가난한 자를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다수자들에 의한 지배로서 민주주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도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고, 혼란스럽고, 열정적인 사회가 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이러한 측면이 부자가 또는 기득권층이 민주주의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때로는 심각한 혐오증을 드러내는 이유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반면교사의 측면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The Politics라는 저서에서 말하는 민주정체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자. 위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주주의를 직접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정체에 대한 약간의 비꼬는 말투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정리한 민주주의의 특징은 지금 현 시기에 예의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민주정체(democratic polity)의 기본원칙은 자유이다. 사람들은 오직 민주정에서만 인간이 자유를 누린다고 넌지시 비추며 계속 이 말을 한다. 사람들은 모든 민주정의 목표가 자유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자유의 한 요소는 '지배하는 사람이 다시 지배받는 것(ruling and being ruled in turn)'이며, 공적(merit)에 의거한 평등이 아니다.
실제로 수적 평등이 민주주의의 정의관념이다. 이러한 평등관념이 만연되면 대중이 최고권력을 가져야 하며 다수의 결정은 모두 최종적인 것이 되어 정의를 구성한다. 사람들은 시민 각자가 틀림없이 평등하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민주주의에서 빈자는 부자보다 더 지배권을 가져야 한다. 빈자는 더 수가 많고 다수의 결정이 최고권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유의 한 표시로서 모든 민주주의자들은 자기 정체의 결정적 원칙으로 삼는다.
자유의 다른 한 요소는 자기 좋은대로 사는 것이다. 민주주의자는 바로 이것이 자유로움의 본질이며, 그 반대인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노예상태의 표시라고 말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두 번째 결정원칙으로서 가능하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그렇지 못하다면 적어도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교체라는 생각이 나타난다. 이(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상호교체)는 평등에 기초를 둔 자유에 기여하는 관념이다.
이러한 근본원칙들, 이렇게 인식된 지배체제로부터 다음과 같은 민주주의 특징들이 도출된다.
(가)공직자는 모든 사람들에 의해, 모든 사람들 속에서 선출한다.
(나)전체는 각자를 지배하고, 각자는 모든 사람을 지배한다.
(다)경험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공직 혹은 모든 공직은 추첨(抽籤; 제비뽑기)에 의해 임명한다.
(라)공직에 대한 재산상의 자격요건이 있어서는 안되며, 자격요건은 가능한 한 최저수준이어야 한다.
(마)전쟁과 관련된 직책을 제외하고는 동일인물이 동일 공직을 두 번 연임할 수 없거나, 혹은 좀처럼 연임시키지 않거나, 소수의 공직에만 연임이 가능하다.
(바)모든 공직 또는 가능한 많은 공직의 임기는 짧아야 한다.
(사)모든 시민 혹은 모든 시민들로부터 선출된 사람들은 법정에서 모든 문제 또는 개인들간의 계약, 헌정상의 문제, 감사 등과 같은 중요한 최고의 문제에 대해 판결을 내린다.
(아)의회는 모든 면에서 또는 적어도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최고의 권위를 갖지만, 공직자들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최종적 권한을 가질 수 없거나 혹은 가능한 최소한의 문제에만 결정권이 있다.
(자)의회, 법정, 공직에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수당이 지불된다. 다시 말하자면
(차)좋은 가문, 부, 교육이 과두제의 특징이라면, 낮은 가문, 저소득, 개성 없는 직업이 민주성의 속성으로 간주된다.
(카)어떤 공직도 종신임기를 누리지 못하며, 혹은 그러한 직책이 과거의 변화 이후에도 잔존하여 남아있다면 그 권한을 빼앗고 정선된 후보자들 가운데서 추첨(抽籤)에 의해 임명한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공통된 특징들이다.
* '최경희의 민주주의 이야기'는 네 번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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