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민주노동당, 노동자 그리고 서민
신기섭 (한겨레 기자) 읽음: 4947
작성일: 2004년04월10일 01시02분39초
얼마 전에 난감한 부탁을 하는 전화를 한통 받았다. 민주노동당에 힘을 몰아주자는 요지의 글을 써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곤란하다고 하니, 돌아온 말이 "민주노동당 지지자가 아닙니까?"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답변이 떨어지자 무섭게 돌아온 말은 심히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그럼 열린우리당 지지자에요?" 이후 몇 분 동안 계속된 이 통화 내내, 전화한 이는 내 정치적 견해가 어떤 것인지 좀체 상상이 안 되는 듯했다.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 이외에는 어떤 선택도 생각하기 어려운 눈치여서 마지막에 그이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민노당 비판적 지지라고나 할까요."

낯선 이에게 알몸을 보인듯한 기분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이를 만나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대화가 민주노동당으로 옮겨가자, 그는 자신이 "민주노동당원이지만" 당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털어놨다. 우리의 대화는, 어떤 이야기할 때 꼭 단서를 붙여야 하는 게 착잡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민주노동당은 4월15일 역사적인 의회 진출을 이뤄낼 것이 확실하고, 잘하면 민주당을 제치고 제3당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즐거운 일이고 놀라운 발전이다. 그런데도 나는 민주노동당을 흔쾌히 지지하지 못한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의 정당이라고 하지만 또 하나 빼먹지 않는 수식어가 서민의 정당이라는 것이다. 노동자가 서민이 아니면 누가 서민이며, 서민 치고 노동자 아닌 이가 얼마나 될까만, 그들은 둘을 나란히 배치한다. 다른 수식을 덧붙여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기야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더 할 것이고, 그게 그들의 탓만도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 답답한 현실을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전국의 '서민'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다른 이름이 '노동자'라는 걸 알리고 서민과 노동자가 다른 존재로 인식되는 현실이 누구 탓인지를 알릴 기회를 피하는 건 아닐까? 목, 금, 토, 일요일 나흘 연속 이어지는 텔레비전 토론회에 나오는 민주노동당 간부들 입에서 "세상의 주인은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여러분이 바로 그 노동자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 내 기억력이 나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또 비례대표 1번이 전설적인 여성노동자라는 걸 자랑하는 건 봤어도, 유권자들에게 노동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라고 호소하는 걸 본 기억도 없다. 그들의 구호도 '부자에게는 세금을, 서민에게는 복지를'이다.

그러니, 전국의 현장, 여성, 비정규직, 사무 노동자들이 훌륭한 여성노동자 출신 비례대표에게 기꺼이 한 표를 줄지언정, 그 한 표를 주는 자신을 떳떳하게 여기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 여성장애인에게 한 표를 던지는 유권자보다 더 당당하지 못한 '비극'이 없으란 보장이 있을까?

혹시 과민 반응이라 생각할 이들을 위해, 구차스럽게 4년 전의 일화를 털어놓는다. 당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소식을 전하는 게 내 일거리였는데, 한 당직자는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줬다.

"전국을 떠돌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이 한 지역구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자청했는데, 오랜 투쟁으로 남루하기 이를 데 없던 그들이 첫날 모두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나타났다."

그 당직자는 그들의 헌신성에 감동했지만, 나는 '작업복 차림이 득표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걱정해야 하는 그 현실에 소름끼쳤다. 이 경험은 내 기억 속에서 점점 지워지고 있는 게 아니라 요즘 날로 더 또렷해져가고 있다.

그래도 "아빠는 몇번 찍을 거야?"라고 물은 딸 아이에게 "12번"이라고 한 말을 거짓말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글쎄.. 스스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신기섭님이 상당히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기는 하군요. 민주노동당에 4년째 관여해오면서 중앙당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를 비판해온 우리들이지만 님과 같이 남 얘기하듯 슬쩍 던지고 말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님이 민주노동당 지지를 혼쾌히 답하지 않으면 곧 열우당 지지냐고 묻는 것이 짜증나듯이 (그거 충분히 이해합니다) 중앙당 지도부나 당내 특정 분파의 헷짓을 곧 당 전체와 동일시하며 민주노동당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을 도매금으로 넘겨 버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중앙당을 비판하면서 어떻게든 노동자민중의 정치, 좌파정당을 고수해보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들은 더럽게 짜증납니다. 진보정당운동에 직접 두 발 담그고 뛰어 다닐 생각은 없어도 진보적 논평 정도로 기여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그런 점은 헤아릴 줄 알아야 하겠죠. 04/10 05:29
민노당 찍을 사람 글쎄/ 신기섭 님과 님의 말이 별로 다른 것 같지도 않은데요... 신기섭 님도 민주노동당을 헛짓하는 일부 분파와 도매금으로 넘기지 않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지지'하고 '찍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나 저로서는 신기섭 님의 말에 거의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민주노동당의 정책정당, 깨끗한 정당이라는 이미지화, 저 역시 더럽게 짜증납니다. 기존정치권이 더럽게 부패하고 정책은 알지도 못하며 싸움박질만 하는 '제대로 된' 정치가 아니니, 부패하지 않은 깨끗한 사람들이 정책을 제대로 내겠다... 이게 뭡니까? 민주노동당이 계급정당이길 바라는 건, 완전히 제 착각인가요?
그리고... 님의 말씀대로 모든 사람들이 '진보정당운동에 직접 두 발 담그고 뛰어다닐' 수도 없는 노릇인데, 밖에서 지지하는 사람들의 비판은 겸허히 성찰하는 것이 그 안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자세 아닐까요? '니들이 안에서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알지도 못하고 비판만 하냐?'라는 투는, 더 짜증납니다.
04/10 08:45
당원 민주노동당에 대해 애정어린 비판을 해주시는 신기섭 님의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신기섭 님도 <한겨레>가 정말 지금같은 길로 가지 않도록 좀 더 가열차게 싸워주십시오. 제도권에 진출한 운동의 한 부분 안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실 <한겨레>의 기자라면 좀 더 애정을 갖고 동병상련을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04/10 10:47
쿨럭 글쎄> 민노다을 좌파정당으로 고수하려고 하는 분께서 짜증을 내시다니...오히려 더 분투하시길 바랍니다. 음 좌파정당이라... 04/10 10:52
골통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명확히 설명할수 없는 (아니 설명할 수는 있지만) 민주노동당에 비판적지지라는 허울을 쓴 지지를 합니다. 근데 저는 두려워요. 민노당의 의회진출이 우리의 운동을 과연 발전시킬 수 있을까 우리의 투쟁을 이끌어 갈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겐 투쟁보다 대화와타협을 해야한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는데...노동자,민중에겐 더 나아지지않는 현실에서 대화와타협으로 얻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데..그걸 근 30여년동안 지켜봐왔는데...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가는지 똑똑히 지켜봐야 할거 같아요
04/10 10:55
투덜이 민노당이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지금 정당들에 비해 '상대적'인 좌파인 건 인정하지만...
열우당이 이 나라에서 지역주의를 없애고, 꼴통보수들을 척결하는데 약간이나마 도움을 주는 선에만 긍정적이듯, 민노당도 혹, 우리 사회에 좌파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선에서 끝날 것 같은 예감도 듭니다.
이를테면 사회당의 가교역할정도...
무리한 이야기일까요?
04/10 20:26
투덜이 어차피 선거끝나고 8월이 가까워오고 하면, 좌파정당이 아니라 우파민족주의자들이 득세하는 정당이 될텐데...
반미통일운동을 전면에 내세우고, 노동자들의 투쟁은 거기에 또 묻히고...
04/10 20:29
한숨이 지금 남한운동사회에서는 하나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원이 아니면 열린우리당 2중대나 싸이코로 매도하는 광기의 유령이...... 04/10 20:54
모모씨 글쎄/ 고군분투 하시다면 격려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신기자님 쓰신 것은 충분히 '진보적' 논평이라 사료 되는데요. 04/10 21:02
로자룩샘부룩 님에 주장에 동의할수 없습니다.
지금 선거시기 특정 정당 권력장악인가, 현재 민주노동당 지지는 이땅의 기층 노동자 민중이라면 누구나 지지하고 투표할것이다. 아쉽게도 이른바 자신이 운동권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부르주아 시민운동세력 민주노동당 지지는 커녕 막바지 선거시기에 종파주의 태도는 운동권 내부 분열조작하는 태도이다. 구지 당신께 지지하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지하기 앞서 당신의 종파주의 태도 고처야 할 것이고 따라서 노무현과 노사모 지지했기 때문에 거기에 자유롭지 못함을 솔직하라, 한국사회 진보정치 50여년 수구보수정치가 견제해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 다르다. 그러기 때문에 공무원노조 전교조 농민회 한총련 비운동권까지 나서고 있고 심지어 문화에술인들가지 민주노동당 지지에 나서고 있다. 그 이유, 민주노동당 의회진출은 노동자의 승리만 아니다. 그것은 이땅의 기층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급진화 영향이고 또한 부르주아 정치 심판이고 민중 권력장악이 될 것이다.
04/10 22:38
지나가다 글쎄/ "어떻게든 노동자민중의 정치, 좌파정당을 고수해보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들은 더럽게 짜증납니다."
하하 우습습니다. 좌파정당을 고수할 것이라고요. 민주노동당은 이미 "야당교체", "진보야당"을 내세웠지요. 야당과 좌파정당이 같을 수 있을까요. '노동자 야당'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지요.
04/11 16:17
가던 길 멈추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 즉각 철회하라!
당신말대로라면 민노당 사회주의 좌파정당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정책 강령 반영하고 있고 권대표 상반기에 사회주의 지향 발언했다.

둘째, 야당교체, 진보야당, 노동자 야당은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뭘 근거로요. 국승21 첫출발 대중운동 핵심세력 '아래로부터 노동자계급 이라는 사실 알죠. 민주노총이 정치사업(현 민주노동당)계획착수 성공시켜 꾸준히 대다수 당원 노동자 였죠. 당내 의회민주주의(당원 총투표로 의원 선출, 비례대표 등)제도를 당비내고 직접 당원들이 자신들의 후보 뽑았죠. 이러한 정치세력 한국사회 과연 존재했나요.
이번 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연합하자는 제한도 권대표 분명 반대의사 분명히 했죠. 그동안 민주노동당 성장발전 결과(여론조사 10% 넘었다)는 당신 주장대로라면 도대체 뭘로 반론하겠습니까.
따라서, 당신뿐 아니라 이나라 시민사회 운동권 과연 정치의식 존재하는가, 묻지 않을수 없고 또한 당신처럼 종파주의자들 정치적 한계, '아래로부터 노동자 민중 변혁의 주체'라는 사실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현재 인정하라.
04/11 22:13
지나가던이 가던길멈추고/ 그냥 가던 길 계속 가시기 바랍니다. 보아하니 민노당원 분 같은데 민노당 욕 먹이니 발언 좀 그만하시죠. 종파주의 운운하면 욕 먹는 당신이 아니라 민노당이니...그리고 민노당이 사회주의 지향이면 독일 사민당이나 녹색당은 공산주의 지향이겠수..허허참 04/12 01:16
아 씨밟 신기섭 기자.....한겨레나 좀 뜯어 고치시오. 놈현 앞으로 일렬 종대 서지 말고......썅 것들..... 04/12 21:00
신기섭 아무래도 제가 쓸데 없는 글을 썼군요. 기대하지 않은 쪽으로 논란이 흐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노동당 문제에 사람들이 예민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런데 몇가지 의문이 드는데,

첫째 민주노동당에 대한 제 문제제기가 민주노동당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냐 하는 겁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겁니까? 당원 또는 지지자로 추정되는 분들의 이 글에 대한 비판속에는 이에 대한 것이 많지 않군요. 정말 제가 엉뚱한 내용으로 씹은 겁니까?

두번째는 민주노동당원이 아닌 사람의 민주노동당 비판은 그 자체로 부도덕한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나름대로 애쓰고 고생하고 있는데, 밖에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씹기만한다는 반응이 분명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은 혹시 진보진영(?)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고, 실제로 그렇다는 사고방식을 밑에 깔고 있는 건 아닌가요? 민노당원이 되는 정치적 선택이, 민노당원이 되지 않는 정치적 선택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민노당에 대한 애정이 있느냐 아니냐를 떠나서 민노당을 외부에서 비판하는 건 용납될 일이 아닌가요?

세번째, 제 직장과 관계되는 발언들에 대한 겁니다.
제 직장이, 제 생각 또는 제 주장의 진실성이나 정당성을 결정짓는 요소입니까? 제 직장이 비판받고 그것 때문에 저도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을 억울해하는 게 아닙니다. 이 글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수없이 '한걸레'라는 말을 들어왔고, 그에 대해 단 한번도 억울해한 적 없습니다. 한걸레의 기자가 신문 지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자신의 소신대로 인터넷에 글쓰기 하는 건 불가능합니까? 아니 한걸레의 기자가 민노당을 비판하면 그 비판이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그 비판은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이름 뒤에 (한겨레 기자) 라는 수식을 붙이게 됐는데, 그 수식은 떼어내고 토론을 하든 논쟁을 하든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문제제기한 건 민주노동당에 대한 겁니다. 민주노동당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왜냐하면 민주노동당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겨레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04/13 10:18
글쎄? 여전히 "과민하게" 반응하고 계시는군요. 민주노동당에 대해 비판하고 문제제기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그 자체에 문제삼는 민주노동당 당원이나 지지자가 있다면 스스로 한심함을 드러내는 것밖에 안되겠지요. 그러나 민주노동당 비판한다고 열우당 지지냐고 묻는 이들이 한심하고 짜증나듯이 민주노동당 당원이 아니라고 해서 민주노동당은 자신 외부의 존재이고 하나의 덩어리일 뿐 내부적으로 어떤 흐름들이 있는지 내가 알 바 아니다라는 식으로 나가는 것은 곤란할 겁니다. 이 글에 달린 가장 첫번째 댓글이 많은 것을 얘기해주고 있지 않을까 하는군요.
---------------------------------------------

스스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신기섭님이 상당히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기는 하군요. 민주노동당에 4년째 관여해오면서 중앙당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를 비판해온 우리들이지만 님과 같이 남 얘기하듯 슬쩍 던지고 말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님이 민주노동당 지지를 혼쾌히 답하지 않으면 곧 열우당 지지냐고 묻는 것이 짜증나듯이 (그거 충분히 이해합니다) 중앙당 지도부나 당내 특정 분파의 헷짓을 곧 당 전체와 동일시하며 민주노동당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을 도매금으로 넘겨 버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중앙당을 비판하면서 어떻게든 노동자민중의 정치, 좌파정당을 고수해보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들은 더럽게 짜증납니다. 진보정당운동에 직접 두 발 담그고 뛰어 다닐 생각은 없어도 진보적 논평 정도로 기여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그런 점은 헤아릴 줄 알아야 하겠죠.
04/13 15:46
신기섭 처음으로 댓글을 다신 분이고 다시 댓글을 달아주셔서 '글쎄?'님께는 구체적으로 답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말씀이 일단 납득이 안됩니다만, 님의 지적에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님의 요점은 안에서 좌파정당을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까지 도매금으로 넘겨 버린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님의 반응에 대한 제 답은 사실 이미 했지만 반복하자면
"이 글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수없이 '한걸레'라는 말을 들어왔고, 그에 대해 단 한번도 억울해한 적 없습니다."
이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 직장에서 일하면서 '한걸레 기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잘못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자부합니다만, 신문 지면 전체에 대한 평가에서 저만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특정한 맥락에서 이런 비판을 하는 이들을 인정하고 수용합니다.

외부자들에게는 그들이 상대를 접촉할 수 있는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건 정당합니다. 그 범위란 민주노동당으로 보면 '선거운동'이나 '텔레비전 토론회' '주요 공약' 등이 될 것이고, 제가 있는 곳이라면 1면을 비롯한 신문 지면 전반이 될 겁니다.

"나는 중앙당 지도부의 태도를 비판해왔다, 그러니 민주노동당을 한통속으로 몰지말라" 또는 "나는 문제있는 지면에 대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해왔다, 그러니 한겨레신문을 한통속으로 몰지 말라" 이런 주장은 외부자에게는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제가 요즘 진보누리에서 한겨레에 대해 비판하는 소리에 대해, "신문에 대해 논평 정도로 기여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그런 점은 헤아릴 줄 알아야 하겠죠."라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04/13 17:33
글쎄? 님이 글 맨 아래에서 던지고 있는 질문에 답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언론민주화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창간된 한겨레신문이 독립 진보언론으로의 위치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는 점에 대한 비판과 신기섭 기자에 대한 비판은 명백히 분리되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다짜고짜 "한걸레"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겁니다.

물론 신기섭 기자 역시 한겨레신문 소속 기자로서 한겨레신문 전체에 대해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이 있고 그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한겨레신문이 독립 진보언론으로서의 모습을 잃고 있다. 내부에서 이에 저항하는 흐름이 얼마나 형성되고 있는가? 신기섭 기자, 당신은 이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좀 더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 이렇게 나가야 하지 다짜고짜 "신기섭 기자 당신은 "한걸레" 기자야, 정신 차려라" 이 따위로 나가는 것은 곤란합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당 외부의 사람들과 마주할 때 당이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책임도 져야 하고 비판도 감수해야만 하겠으나, 그것이 민주노동당 내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가 민주노동당 구성원 모두를 도매금으로 취급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님이 스스로 "한걸레" 기자라고 부당하게 취급당하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고 말고는 님의 선택입니다. 님이 원한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님의 생각이 그렇다고 다른 이들에게 그런 식으로 하시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님에게 무조건 민주노동당 "전체" 차원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노동당의 당내 민주주의가 근원적으로 이러저러한 결함을 갖고 있다거나 민주노동당이 공식적으로 취하고 있는 입장에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그에 대해 분석하고 비판을 가할 수 있는 겁니다. 당원들이나 지지자들도 늘 그런 분석과 비판을 합니다. 그러나 보도나 분석 기사도 아니고 위와 같이 짧게 소감을 전하는 에세이에서 조직 전체에 대해 짜증스럽고 씨니컬하게 다분히 감정적으로 느껴지게끔 나오는 것이 "과민한" 반응이라고 얘기하는 것이지요.

위 댓글에서 님께서 민주노동당에 대해 토론하자고 하셨죠? 좋은 제안입니다. 그렇게 합시다. 다만 위 님의 본 글은 그러한 토론을 촉발하는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04/14 04:32
글쎄? 추가: 위에서 제가 비유를 쓰면서 "다른 이들에게 그런 식으로 하시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적었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혹 오해가 있을까봐 몇 자 추가합니다. 저는 위 에세이에서 드러난 님의 민주노동당 비판이 님에 대해 "한걸레 기자가 무슨 할 말이 있다고" 따위로 저급하게 지껄이는 인간들의 비난과 같은 한심한 수준이라고는 결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님의 에세이에서 드러나는 다소 과민한 수준의 짜증스러운 태도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당연히 지지하지요" 선언하지 않는다고 곧 "그렇다면 열우당 지지자냐?" 되묻는 짜증스러운 상황에 견줄만큼은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04/14 09:19
뒤늦게 글쎄?님/ 님은 "민노당 '전체'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디"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글은 제가 보기엔 민노당 전체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남은 문제는 외부자의 문제제기가 '짜증스럽다'는 님의 반응말고는 없습니다. 그 짜증을 외부에 있는 사람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민노당 내에서 민노당이 제대로 된 길을 가게 하시는 분 같은데 오히려 신기섭 님의 글로 당 내부를 조직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도 모자랄 듯 합니다. 04/16 13:16
최영 글쎄?/ 민노당은 진성당원이 만들어가는 당원중심의 정당이지 않나요? 그런데 중앙당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라고 말씀하신다면 당원중심인 당인걸 부정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면 신기섭님의 비판같은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중앙당 지도부의 애매한 태도/민노당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글쎄? 님 같은 분들이 민노당 당원전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민노당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이시고 그러한 내용들을 가지고 당원들과 토론하고 당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04/17 12:51
반문 솔직히 말해 서민과 노동자가 명확하게 나뉘어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일하는 서민은 노동자인가? 서민인가? 번듯한 사무실을 차린 사장이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인해 쫄딱 망해 길거리로 주저앉으면 그는 곧바로 민중이 되는 것인가? 서민도, 노동자도, 민중도, 계급이란 개념도 아직은 여전히 해석되어야 할 무엇이 아닌가!! 05/01 08:03
이름 : 비밀번호 :
30 17대총선을 전후한 한국사회 정치지형 약식 보고서 (0) 조문익 2004-04-17
29 4·15 총선과 노동자 (0) 김태균 2004-04-14
28 최경희의 직접민주주의 이야기(4) (0) 최경희 2004-04-14
27 민주노동당, 민중당인가 노동자당인가 (11) 정병기 2004-04-12
26 최경희의 직접민주주의 이야기(3) (1) 최경희 2004-04-12
25 민주노동당, 노동자 그리고 서민 (22) 신기섭 2004-04-10
24 묘비명 (1) 안윤길 2004-04-09
23 선거는 죽었다 (4) 김영수 2004-04-08
22 최경희의 직접민주주의 이야기(2) (0) 최경희 2004-04-06
21 지금 반전운동은 파병정권 반대투쟁이어야 한다 (3) 유영주 2004-04-06
1 [2] [3]
CopyLeft By 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