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자 탄핵은 쿠데타라고 하는 사람들, 의회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하는 사람들, 노무현 대통령 책임이라는 사람들, 한나라당과 민주당 책임이라는 사람들로 나라 전체가 들끓고 있습니다.
잠깐 숨을 고르고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부안에서 핵폐기장 건설을 반대했던 주민들, 강제추방의 위협에 시달리며 100일이 넘게 농성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분신한 비정규직 노동자, 수재로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들의 문제는 잊지 않으셨나요? 어느 순간 방송과 신문에서 화면 한 컷, 글 한 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맞습니다. 대통령이 탄핵당할 판에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되든 뭐 그리 중요한 일이겠습니까. 하지만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봅시다.
국회의원 뽑는다는 총선거는 왜 하나요? 대통령을 위해서? 아니면 여러 정당을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탄핵정국-총선에서 잊혀지고 있는 민중의 삶의 문제를 다시 기억하기 위해 이 싸이트를 엽니다.
우리는 어느 후보가 더 깨끗하고 양심적인지, 어느 후보의 생각이 더 올바른지 선택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깨끗하고,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국회의원이 많이 생기면 좋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삶의 문제를 모두 해결 할 수는 없습니다. 노대통령의 탄핵을 막아내고, 어떤 정당이 과반수가 되더라도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투표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부안지역의 위대한 주민들을 보십시오.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려 할 때, 정말 국민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우리 사회의 다수인 비정규직,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지역주민의 문제를 중심으로 총선을 다시 바라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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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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