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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이후에 많은 정치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보수정당 사이에서의 성격과 방향 논쟁, 진보정당에 대한 이념 논쟁을 비롯해서 개헌논의도 오고 가고 있다. 또 진보진영에서는 민주노동당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앞으로 운동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가 중심이 되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좌파운동을 하고 있는 "??주의자", "**주의자" 모두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지만 핵심은 정치의 방식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 새로운 사회에서도 대의제가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완전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할지, 어떤 모델이 적당한지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째든 핵심은 정치와 대중이 분리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자본주의, (자본주의)의회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의회에서의 이해관계와 반체제적인 대중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정치적 결정은 대중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회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사민주의 경향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여도 현재 의회주의체제로서는 대중을 정치의 중심에 놓기 어렵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공산주의가 달성해야할 미래의 사회가 아니라 현실 운동이라는 『독일이데올로기』의 구절처럼 직접민주주의 또한 만들어져 있거나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현실에서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접민주주의·대중과 정치가 분리되지 않는 것은 스스로가 정치의 결정권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현재의 체제를 전복하고 다시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새로운 사회에서도 대의제와 유사한 정치 방식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대의제가 아니며, 새로운 사회에서의 (만약의)대의제란 그 자체가 재구성 될 수 있는 본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민주노동당의 변혁성과 계급성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현재 의회나 대의제는 자본주의체제를 유지하려는 정치다. 그러므로 역동적으로 체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고 소극적으로 체제에 개입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민주노동당은 그 자체가 한계를 가진다.
진보정당운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전제에 동의한다면 앞으로 중요한 점은 사회운동을 사활을 걸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직접민주주의, 대중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정당정치, 의회정치가 아닌 (사회)운동의 정치, 거리의 정치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운동의 활성화가 앞으로 운동에 사활을 건 지점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회운동을 활성화 할 것인가? 우선 다양한 내부의 전선을 생산적으로 세우고, 분명하게 하고, 운동의 형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노동운동 안에서 경제주의, 조합주의를 뛰어 넘는 사회변혁운동주의를 펼쳐야 한다. 경제주의와 조합주의 안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산별노조로 분활 되어 정치를 의회에 위임하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또한 전체노동자의 단결이라는 고전적인 명제도 단위사업장의 이익, 정규직의 이익 속에서 극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 운동 안에 만연해 있는 경제주의와 조합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아래로부터 대중을 조직하고 정치를 이끌어내는 것의 기본이다.
그 다음으로는 노동운동이 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서 사회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주의에 바탕을 둔 시민주의 성격이거나 체제 안으로 투항하는 운동이 아니다. 분명하게 사회변혁적 성격, 자본의 흐름과 신자유주의 축적에 균열을 내는 운동이다.
또한 다양한 사회운동을 활성화해서 당 안과 밖의 전선을 더욱 대중 안으로 확장해야 한다. 반전 평화운동, WTO와 FTA에 맞서 싸워온 반신자유주의-반세계화 운동, 불안정노동 철폐운동 및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연대 투쟁 등이 일반화되고 더 자유롭게 확장되어야 하며, 하나의 조직 아래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선으로 모이고 전선이 연결될 수 있도록 교통하고 연대해야 한다. 사회운동 안에서 정치와 투쟁(전선) 방식이 직접민주주의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민주노동당이 이러한 사회운동들을 자신의 정치배경으로 삼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사회운동 혹은 현장 운동이 투쟁의 장소를 현장에서 국회로 이전시키지 않도록 당 운동과의 건강한 전선을 더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민주주의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대중을 전선 안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이 노동조합 안에서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싸워야 한다. 민주노동당에게 의회 안에 머무르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반대로 사회운동은 스스로가 시민주의 운동으로 바뀔 가능성, 제도개선 투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내부와도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 좌파는 민주노동당과의 관계문제나 비판, 사민주의에 대한 우려는 접고(?) 사회운동의 강화와 전선 복구를 통해서 당 운동과 보다 적극적으로 경쟁해야 하며, 신자유주의에 더 근본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현재 좌파운동이 앞길에 대한 전망을 만드는 모습은 '분신사바'라는 귀신을 불러내는 의식이나 '자기 최면'과 비슷하다. '분신사바' 즉, 귀신을 불러내는 주문과 의식을 통해서 궁금한 것을 점치는 것, 결국은 귀신에게 의탁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자기의식의 내면에 깔린 이야기를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 본질적으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바를 확정하는 주관적인 의식일 뿐이다. 결국 자기가 자기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일 뿐이다. 지금의 논쟁은 서로 다른 지향, 이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연필을 함께 잡고 분신사바를 외치며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은 사민주의정당이고 체제 내화될 것이라는 자기 최면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우리가 불러낼 '분신사바'의 주문에서 묻고 얻을 답은 앞으로 어떻게 사회운동으로 운동의 변혁성을 강화할 것인가? 어떻게 관념적 좌파(연대)가 아닌 운동좌파를 구성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분신사바'는 혼자 힘으로 주문을 걸 수 없다. 둘 이상의 연대가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그때만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이나, 답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함께 나눴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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