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총선평가 뒤집기
김성구 (한신대 교수) 읽음: 3669
작성일: 2004년04월22일 15시01분42초
(I)

17대 총선은 대통령 탄핵과 보수부패정치 심판, 수구 대 개혁, 노무현 정권의 실정 심판, 거여견제론, 거야부활론, 지역주의, 낙천낙선운동, 진보정치 실현, 신자유주의 심판 등 주요한 이슈만도 다양했을 뿐 아니라 1인2표의 정당투표제의 도입 등 선거제도도 달라졌기 때문에 16대 총선과 비교하여 총선결과를 평가하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총선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초적인 자료조차 제공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이른바 정치평론가들이나 칼럼니스트들의 자의적인 평가와 언론매체들의 아전인수적인 선전이 횡횡하는 상황에서 제한적인 수준에서지만 총선 결과를 재평가하고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올바로 파악하는 것은 의미 있는 과제다.

총선의 결과는 주지하다시피 첫째, 과반수 의석 확보를 통한 열린우리당의 승리, 둘째, 과반수 의석을 내주었지만 안정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의 회생, 셋째, 민주당과 자민련의 몰락, 넷째, 민주노동당의 의회 진출과 제3당으로의 성장, 즉 진보정치의 제도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결과는 분명 극우 반동과 보수주의 그리고 지역주의에 의해 지배되어 온 한국 정치사의 획기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자유주의 경향의 제도언론과 평론가들은 이를 놓고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의 심판, 노무현 재신임, 보수부패정치 청산과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 지역주의의 몰락, 진보정치에 대한 관용과 기대, 심지어는 황금분할이라느니 하면서 자유주의 정치와 신자유주의의 승리를 자축하고 선전하는데 여념이 없다. 보수주의 언론들조차 이런 평가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평가는 분명 진실의 일면을 담고 있지만, 진실의 전체는 아니며 상당 부분 과장과 왜곡을 담고 있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형성된 전선은 총선국면을 지배적으로 규정하였는데, 그러나 이 전선은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2주간의 짧은 시간 내에 급격하게 약화되었다. 개헌선까지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열린우리당의 압도적인 우세로 시작된 선거국면은 박근혜 바람과 정동영의 노인폄하 발언으로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 재결집되고 열린우리당의 압승에 대한 견제 심리와 노무현 정권 심판의 주장과 맞물려 선거 직전 정동영이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는 상황으로까지 급변하였다.

대통령 탄핵의 쟁점을 다시 불사르기 위한 이 결정으로 대통령 탄핵 문제는 이번 총선 국면 내내 최대의 이슈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탄핵전선은 이렇게 부정할 수 없이 열린우리당 지지 효과를 창출하는 환경이었다.

자유주의의 승리, 그러나 탄핵 심판과 노무현 정권의 재신임은 아니다

이렇게 탄핵 전선의 규정 하에서 치룬 총선이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와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상실 그리고 민주당의 몰락이라는 선거결과는 당연히 이른바 의회쿠데타 세력과 보수부패정치에 대한 국민적 심판, 노무현 정권의 재신임이라는 평가를 일반화하였다. 그러나 기본적인 선거통계만을 검토해보아도 알 수 있다시피 이 평가는 올바른 게 아니다.

먼저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60% 정도로 역대 최악의 투표율이라는 지난 2000년 총선의 투표율 57%보다 3%만큼 올라갔을 뿐이다. 이는 대통령 탄핵문제가 우리 사회의 폭발적이 이슈가 되었고 광화문과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 명의 촛불이 넘쳐흘렀고 탄핵세력을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TV 방송3사를 도배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시민단체들과 언론의 대대적인 투표참여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부터 3%만 올라갔을 뿐이었다.

특히 20대의 투표율은 이번에도 30%를 좀 넘긴 걸로 알려져 있어 탄핵과 촛불집회가 국민의 정치참여와 정치의식을 제고했다느니, 인터넷을 무대로 활동하는 20대가 정치개혁의 새로운 주도계층으로 나섰다느니 하는 언론의 선전은 이렇게 실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국민의 40%가, 20대의 65% 이상이 부르주아 제도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선거를 거부한 셈이다.

투표율이 의미 있게 제고된 것은 아니지만, 투표자들 중에서는 지지성향은 의미 있게 변동하였다. 그 변동의 이유를 추적할 수 있는 통계 자료(연령별, 계층별, 지역별, 계급별 지지표 이동 자료)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석은 불가능하다. 또 이번 총선에는 정당투표제가 도입되었기 때문에 16대 총선과 단순한 비교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 되지 못 한다.

그럼에도 간략하게 정당별 득표율의 변화를 보면, 16대 총선에서 39%의 득표율로 지역구 의석수의 49%를 차지했던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당투표의 35.8%, 지역구 의석수의 41%를 차지함으로써 제1당의 지위를 내주었지만, 결정적으로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정당별 지역구 득표율 합산 통계가 부재하기 때문에 이하 비교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탄핵정세로 조성된, 한나라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총선환경을 고려하면, 이는 오히려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 강고한 것임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반면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30%의 득표율, 42%의 지역구 의석수를 차지하였는데,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이 38.3%, 민주당이 7.1%를 얻어 양당을 합친 자유주의 정파의 득표율은 45.4%, 지역구 의석수 55%(열린우리당 53%, 민주당 2%)가 됨으로써 자유주의 정파가 압승하였다. 민주노동당이 새로 추가한 12%의 지지율과 함께 생각하면, 자유주의 정파들의 15% 포인트의 득표율 증가는 일단 놀라운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아마도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나 자유주의 정파를 지지한 유권자들로부터 나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잃은 지지율이 3% 정도임을 감안하면, 자유주의자들의 지지율 제고는 대부분 자민련 지지표나 무소속 표를 잠식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로 자민련이 잃은 표는 대부분 열린우리당이 가져갔다. (위의 계산에 따르면, 자유주의자들은 새로 24% 포인트의 지지율 증가를 가져왔어야 하는데, 자민련이 잃은 7%+민국당 3.7%+ 9.4% 무소속 전체표를 계산해도 이는 20%밖에 되지 않는다. 수치상의 이 차이는 16대 총선의 지역표와 17대 총선의 정당투표를 비교한 데서 왔을 것이다. 또 실제의 정당 간 표 이동루트는 위의 설명과 달리 보다 복잡할 것이지만, 그에 대한 분석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정파간 지지율의 변동으로 한국사회의 정치지형이 크게 변동하였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16대 총선에서 보수주의파와 자유주의파의 지지율은 52.5% 대 30%이었는데, 17대 총선에서는 38.6% 대 45.4%(=38.3%+7.1%)로 크게 역전되었다. 한국사회의 극우보수적인 정치지형이 이번 총선을 통해 자유주의 정파의 지배로 변화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여기에 13%의 민주노동당 지지표까지 감안하면, 정치지형의 변화는 더 더욱 크게 보여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선거 결과가 탄핵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고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재신임이라는 주장은 그렇게 진실은 아니다. 왜냐하면 열린우리당은 과반수에 훨씬 모자라는 38.3%의 지지표밖에 얻지 못했고, 이에 반해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3당의 지지표는 45.7%에 이르기 때문이다. 설령 민주노동당의 13%를 탄핵반대표로 계산한다 하더라도(여기에는 많은 유보조항이 필요하지만), 그 결과는 탄핵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고는 할 수 있어도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민적 재신임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탄핵세력에 대해 국민적으로 심판했지만 노무현 정권에 대한 재신임은 아니다라는 결론은 모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수부패정치의 청산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도 일정하게 상대화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선 한나라당은 약간의 지지율 감소를 겪었을 뿐이고, 열린우리당이 가져간 자민련의 커다란 지지표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된,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지역주의 표이기 때문이다. 사실 보수주의파와 자유주의파간의 지지율 변화가 그렇게 극적이었던 것은 사실 극우경향의 자민련 지지자들이 열린우리당 지지로 전환된 것에 크게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양자간의 지지율 변화는 그렇게 의미 있는 것도 아니라 할 수 있다.



(II)

자유주의 압승의 착시현상과 선거제도의 결함

보수주의의 패배와 자유주의의 승리를 그렇게 극적으로 보이게 한 근본적 이유는 사실 다른 데 있었다. 이는 이번 선거만의 문제도 아니지만, 선거결과를 분석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지표가 정당지지율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수만 갖고 논하는 유치한 평론문화 때문이다.

국민의 정당지지율이 의회구성에 반영되는 것은 대의제의 기본적 요소의 하나라 할 수 잇는데, 한국은 이런 기본적 요소를 선거제도에 담고 있지 않다. 정당투표로 결정하는 비례대표는 총선 직전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체 의석의 1/4정도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3/4의 지역구 의석은 결선투표제 없이 최대득표자 당선원칙이 지배하기 때문에, 국회구성은 언제나 국민의 지지율과 어긋날 수밖에 없고 국민의 결정을 왜곡해서 반영할 뿐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38.3%의 정당지지율을 얻은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하여 전체 의석의 50.5%(151석)를 가져갔고, 한나라당도 그보다 정도는 덜 하지만 35.8%의 정당득표로 40.4%의 의석(121석)을 가져갔다. 이 선거제도의 피해자는 당연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었다. 양당은 국민적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치는 의석수를 가질 뿐이었고, 이렇게 이 당들을 희생하여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한나라당의 안정의석이 달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열린우리당은 원내 과반수의석을 차지한 지배하는 정당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투표자의 38.3%밖에 지지를 갖고 있지 못하고, 더군다나 투표율이 60%임을 감안하면, 전체 유권자의 23%의 지지만을 획득한 셈이다. 전체 유권자의 23%, 전체 투표자의 38%의 지지로 국회의석의 50%를 차지하게 하는 선거제도, 이것이야말로 이번 선거가 자유주의의 압승으로 나타나게 한 착시현상의 근본적인 요인이었다. 이런 선거제도하에서는 정당별 지지율의 크지 않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원내 구성이 크게 요동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투표자의 62%가 열린우리당을 거부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의 압승, 노무현 정권의 재신임, 탄핵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 보수부패정치에 대한 국민적 청산이라는 언론매체와 정치평론꾼들의 평가는 사실관계로부터 크게 벗어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다수파 지지를 받지 못했고 노무현 정권은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 이것이 진실이다.

이번 총선결과를 놓고 탄핵세력의 심판이냐 탄핵세력의 지지냐 하는 탄핵민심 논쟁이 뒤늦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이에 벌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과반수의석을 근거로 탄핵세력 심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나라당은 탄핵에 찬성한 3당의 정당지지율을 근거로 탄핵세력에 대한 지지라고 주장했는데, 선거결과를 탄핵심판 문제만으로 본다면,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에게는 유감스런 것이지만 이 논쟁은 한나라당의 주장이 맞는 것이다.

낙천낙선운동, 노골화된 커넥션과 영향력 감소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과 당선운동의 평가도 이런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시민단체들과 자유주의 정당간의 정치적 커넥션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지만,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총선시민연대가 이라크 파병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은 제외하고 탄핵에 찬성한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 전체를 낙선대상으로 결정함으로써 그 커넥션은 노골화되었다. 또한 그만큼 낙선운동의 공정성은 의심받게 되었고 그 영향력도 현저하게 감퇴하였다. 물갈이연대의 당선운동도 노골적으로 열린우리당 지지로 나타나서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당선지지 후보를 사절 받는 수모까지 당했다.

총선시민연대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대상자 206명 중 129명(62.9%), 특히 탄핵찬성 이유로 낙선대상자가 된 100명 중에서는 51명(51%)이 낙선되었다고 밝혔고, 물갈이연대는 지지후보 54명 중 23명(42.6%)이 당선되었다고 하였는데, 이런 수치는 2000년 총선 당시 낙선율 70%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2000년 총선에서나 이번 총선에서나 문제는 물론 시민단체들이 밝힌 낙선율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선정한 대상자가 낙선되고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그 당선과 낙선이 시민단체의 낙선운동과 당선운동 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구에서 지지표의 변화와 그 변화의 요인들을 추적해야 하는데, 이를 분석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자료들은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낙선운동과 당선운동을 통해 "국민의 개혁의지가 충분히 반영되었다"느니, "국민이 탄핵반대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시민단체의 자화자찬은 전혀 근거가 부족한 것이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정당별, 정파별 지지율과 그 변화에 비추어 보아도 사실관계와 많이 다른 주장이어서 이들이 선거결과의 기초적인 분석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정당투표제와 진보정치의 약진

13%의 정당지지율을 획득한 민주노동당의 약진은 부정할 수 없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진보정당이 의회에 진입했을 뿐 아니라 13%의 지지율이라는 것은 좌파정치가 척박한 한국 현실에서는 경이적인 결과라 할 수도 있다. 보수주의와 자유주의가 지배하는 기존의 부패정치권에 대해 유권자들 중에서 좌파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이는 진보정치의 미래에 희망을 갖게 하는 결과이다.

진보정치의 약진은 이번 총선에 처음 도입된 정당투표제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결과가 단순하게 정당투표제의 효과인지, 즉 그 이전에 진행된 지지층 변화가 정당투표제의 도입으로 현실화된 것인지 아니면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형성된 정치지형 변화를 반영하는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문제는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정당투표제가 제한적이어서 13%라는 높은 정당지지율이 의석배분에 그대로 반영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13%의 지지율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 수치이지만, 국회에서 10석의 의원 수는 그렇게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니며,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더욱 의미 있는 수치가 아니다.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이 과소 대표되고 있는 문제를 제도적으로 정정해야 하는 문제는 그것대로 제기되어야 하겠지만, 또 과소 대표된 상태에서도 국회정치의 특별한 의의는 부정할 수 없겠지만, 민주노동당의 진보정치가 국회정치에 몰두하면서 국회 밖 대중정치를 멀리 하는 것은 스스로 높은 대중적 기반을 부정하는 것이고 국회 밖의 보다 큰 힘을 오히려 과소 대표된 제도권 안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선거 결과의 분석에서 정말 어려운 문제는 민주노동당 지지표의 성격에 대한 것이다. 즉, 이 지지표가 어느 계급, 계층을 기반으로 하는지, 또 민주노동당의 진성 지지자들 표인지 아니면 1인2표제 하에서 자유주의 지지자들의 관용표인지 또는 좌파성향의 비판적 지지표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역으로 이 지지표가 지역구 투표에서 얼마나 민주노동당 지지표로 또는 자유주의 지지표로 나타났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노동당 등 각 당은 전국 및 시도별 지역구 득표율을 집계한 것으로 알지만, 황당하게도 중앙선관위는 지역구 득표율을 전국적으로 또는 시도별로 집계하지 않았다.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낸 것은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의 지역구 득표율은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이 지지표의 성격 여하는 민주노동당이 추구해온 진보정치의 노선을 평가하고 민주노동당의 지지기반이 누구인지를 밝히는데 있어, 또 앞으로 민주노동당의 정치와 정책이 지지자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어느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됨에도 불구하고, 이 성격은 모호한 채로 남아있어 앞으로 많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 같다.

따라서 이 선거결과를 단순하게 민주노동당 주류파가 추구해 온 의회주의 진보정치의 역사적 성과라든지 의회주의 노선의 올바름을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또 민주노동당이 한국에서 좌파운동의 방향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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