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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국면으로 대한민국의 초 장사들은 다시 바빠지고 있다
잇따른 분신시도, 촛불시위 그리고 넥타이 부대의 출현!
상당히 익숙한 풍경이자,
지나간 과거의 멜랑꼴리를 충분히 자극할 만한 풍경이기도 하다
노사모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 있게 나서고 있다
87년 민중항쟁, 시민항쟁을 기억하자고...
87년 투쟁으로 일궈놓은 민주주의를 뒤엎는 한(딴)민련 보수세력을 응징하자고...
세월에 묻혀 조국을 잊고 살았던 넥타이 부대여 다시금 봉기하여
민주주의의 수호자, 시민항쟁의 지도자
우리 노무현 대통령을 옹립하자고...
그렇게 그렇게 외치고 있다
나도 87년을 기억한다
민주화에 대한 나의 열망은 김대중에 대한 지지와 연결되었었다
우리 동네 전라도가 다 그랬고 나는 어렸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바뀌고 혁명이라도 일어날 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년 후쯤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지만
바뀐 것은 없다고 동네 주민들은 지금도 이야기한다
우리 동네 주민들에게 87년도, 지난 대선의 광기도 잊혀진지 오래이다
그러던 87년의 기억이 다시금 부활한다
그런데
지금 다시 87년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사람들은
10여 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변하지 않았다
민주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야당에 대한 지지로 모아가더니
지금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분노하는 국민의 희망을
열린 우리당에 대한 지지로 모아간다
선동하는 폼이나, 조국을 걱정하는 ‘깊은 뜻’도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87년의 거리를 꾸역꾸역 메꾸었던 그 많은 사람들
김영삼을 겪었고, 김대중도 겪으면서
서서히 등을 돌렸다
넥타이를 뽄드로 발라버렸는지
사람이 죽어나가고, 전쟁에 참가한다고 쌩난리를 쳐도
절대로 넥타이를 풀지 않는 냉소주의자가 되어 갔다
그런데
10여 년이 넘는 공백기가 길긴 길었을 게다
허탈한 마음에 찾아온 다시 찾아온 정치에 대한 관심
이미 최선에 대한 희망을 버렸기에
차선을 선택하는데 큰 부담은 없다
그래도 보수 우익은 죽어도 싫었을 테니까
그렇게 자연스럽게 노빠 부대에 휩쓸려간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지난 13개월
사모하는 그 많은 사람들의 열망을 무시하고
그는 파병을 결정했다
당리당략 문제만 빼놓고는
사모하는 사람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보수우익들과
항상 손을 잡았다
목숨을 건 선택이 아니었기에
차선의 선택이었기에
정치에 대한 배신감은 이전보다 크진 않았을 게다
뭐 그런거지... 하루 이틀 보나...
그렇게 노빠도, 노사모도 시들시들해져 갔다
시들해진 정국에는 강한 뽕 한 방이 필요하다
알부민 주사라도 한 대 놓아야 시들해진 잎사귀에 잠시나마 생기가 돌 것이다
개혁을 팔고, 운동했던 과거를 배경에 깔고
신자유주의 개혁을 개혁이랍시고 떠들어대던 사람들이
결국은 피도 눈물도 없는 나와바리 싸움의 칼끝에 서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마지막 패를 던지고
착한 국민들의 동정심에 호소하며
당해도 씨게 당한 어리석은 보수 우익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며
당치도 않은 애국심까지 들먹이며
주사 한 방을 쏘았다
단 하루 만에
판세는 바뀌었다
지지율 하락에 전전긍긍하던 열우당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기도 힘든데,
뭐에 씌인 듯 탄핵안을 두들기던 보수우익들은
최악의 헛발질로 지 무덤을 지가 파고 말았다
그렇게 판은 한 큐에 정리되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는 시민들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부끄러운 정치를 청산하자고 외치는 사람들
무언가에 서러워 흐느끼는 그들
분명 그들, 아니 우리들의 가슴엔 분노가 있다
정치에 대한 분노
배신에 대한 증오
한서린 삶의 족적에 대한 회한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분노와 증오와 회한은 지금 출구를 잘못 찾고 헤매고 있다
뒤돌아서서 히히덕거릴 열린 우리당이나
개혁이란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폭탄세일하기에 여념이 없는 노무현에게
두 손 모아 갖다 바칠,
그렇게 값싼 증오였던가!
87년을 제대로 기억하자
이제 제발 뒤통수는 맞지 말자
촛불 시위의 행렬이 진정 희망으로 이어지지 위해서
우리는 당장 해독제를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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