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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한 답변》
홍성태 교수께서 자기 말만 쏟아 놓고 자리를 떠서 유감이고, 또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하기가 좀 그렇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발언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선, 홍 교수는 마치 내가 자신들의 잔치에 끼워달라고 애걸하고 그렇게 와서는 헛소리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지난 14일에 인터넷상에 공개적으로 이 정국에 대한 나의 입장을 표명했고, 그것을 읽고 내 입장을 충분히 파악한 이 토론회의 조직자가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충분히 알면서 여기 나와서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그런 요청을 받고 이 자리에 온 것입니다. 사람을 불러 놓고 도대체 그런 무례가 어떻게 있을 수 있습니까? [그리고, 홍 교수 식의 의도였다면, 자신들끼리 '단합대회'든 '결의대회'든 할 것이지, 왜 사람은 불러놓았으며, '토론회'는 또 무슨 얼어죽을 '토론회'람?]
홍 교수는 이 탄핵사태가 '총선정국'과 관련이 있다고, 맞닿아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이 부분이야말로 홍 교수의 여러 발언 중에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총선정국과 관련이 있고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총선정국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홍 교수는 지금의 소동은 절대 노무현 정권이나 열린우리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이 사태의 정치적 효과가 이번 총선에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이익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입니다. 여러분들의 주관이 크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움직임의 객관적인 효과가 중요한 것이고, 그것이 바로 노무현 정권의 권력강화, 절대적인 권력강화, 신자유주의적 개혁 파시즘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토론자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앞 뒤 모순을 범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한편에서는, 한나라당 등이 '차떼기'가 폭로되고 그리하여 이번 총선에서 몰락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의회 쿠데타'를 시도했다고 얘기하고, 그러나 그 때문에 그들은 몰락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한나라당의 수구부패세력이 한국민주주의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고 위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한겨레} 신문의 만평도, 오늘날 이 정치적 광기를 조성하고 몰고 가고 있는 핵심 세력의 하나인 {한겨레} 신문의 만평도 연이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을 난파하여 가라앉고 있는 초라한 배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열린우리당은 예컨대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는 거함으로 그리고 있다.]
도대체 난파하여 침몰하고 있는 '수구세력'이 민주주의에 현실적인 위험입니까? 필경 무한권력으로 될 신자유주의 개혁 파시즘이 위험입니까? ['현실 검증력'을 상실하지 않은 대답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지금 여기에는 이런 자(尺度)를 들이대고, 저기에는 저런 자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예컨대, 정해구 교수는 "1990년에 있었던 ... 3당합당은 국민주권에 반하는 심각한 반민주적 행동이 아닐 수 없"고 "선거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의 당적이 3당합당으로 인해 국민의사에 반해 일거에 바뀌었"다고 비판하면서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당적 변경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다. 지난 번 총선연대의 '낙천대상자 명단'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로서야 저들 정치가들이 당적을 변경하든 합당을 하든, 그 정치적 목적이나 효과를 별문제로 하면, 그 자체로서야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것이지만, 아무튼 저명한 정치학 교수의 그런 편리한 논법은 흥미롭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저들이 서슬 퍼렇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어떻게 국회가 감히 숫자가 다수라고 해서" 운운할 때 보면, 저들은 국회의원 역시 '국민이 뽑았다'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러분들은 시민이, 대중이 선동에나 넘어가는 그런 수준 낮은 사람들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나도 물론 시민 모두가, 대중 모두가 그렇다고 얘기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얘기하는 당신들은, 그리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썩어 빠진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감히' 운운할 때, 스스로 모순을 범하고 있습니다. 그 국회의원들이야말로 바로 그 시민들, 그 대중이 뽑은 것 아닙니까? [물론 당신들의 '대의민주주의' 이론에 의하면 말이다.] 그리고 당신들은 바로 그 시민들, 그 대중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을 규탄하고 있고요. 또 당신들은 그 시민, 그 대중을 못 믿어서 그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지금 정치적 소동을 벌이고 있고요. 어떻습니까? 당신들이 지금 시민, 대중 운운한 것이 앞뒤가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들이 벌이고 있는 지금의 이 소동이, 노무현 정권 옹호가 내용적으로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여러분은 그들의 '개혁'이 민중적이라는 것,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것, 그들이 민주세력이라는 것, 그들이 '민족자주세력'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오늘 그것을 증명도 못했고, 또 누구도 증명할 수도 없습니다. 당신들의 근거 없는 주관이나 당신들이 스스로 만들어 싸우고 있는 풍차가 아니라 객관적인 현실,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한다면 그것은 결코 증명될 수 없는 것입니다.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정반대의 사실뿐이다.]
그렇다면, 당신들이 근거하고 있는 것은 객관적인 분석이나 과학이 아니라 '신앙'일 뿐입니다. 객관과 과학 대신 신앙이 지배할 때 어떻게 되는가는 인류의 정신사가 말해 주고 있는 것 아닙니까? 다들 아시겠지만, 예를 들어, 인류는 2천5백년 전에 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신앙이, 종교가 세상을 지배하자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말하게 되면,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종교재판을 받아야 했고, 화형대 위에서 죽어가야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바로 그러한 신앙을, 그러한 광기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시간 제약으로 못했던 얘기 세 가지>>
하나.
그들은 역시 '국제사회주의자들' 다웠다. '다함께'는, 지금 그들의 의미만을 살려서 대략 옮기자면, '코로닐로프 반란 때에 볼쉐비키는 케렌스키 정권을 방어하여 반군과 싸웠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대중을 전취, 혁명을 성공시켰다,' '따라서 지금 노동자의 힘과 사회진보연대 등 좌파가 오불관언하는 것은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오불관언'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잘못이다,' '보수야당에 대해 전면적인 비판을 수행해야 한다,' '탄핵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시위와 동맹파업, 총파업을 조직하자,' '3·20반전행동의 날에도 우익쿠데타 저지 슬로건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파해 몰락해 가는 한나라당 등이 의사당에서 벌인, 그것도 계략에 빠져서 절망적으로 벌인 비극적인 코미디 한 토막을 러시아군 최고사령관의 군사반란과 대등하게 취급하다니! "아는 것이 병"이고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속담은 꼭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언제나 그래 왔던 것처럼, 저들은 지금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혁명적 공문구를 남발하면서 '이적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둘.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그리고 민주노총 등은 모두 '탄핵 무효'를 주장하면서, '17대 국회에서 탄핵 취하하겠다, 탄핵 취하할 수 있는 인물을 뽑자'거나, '총선에서 심판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주관적 의도나 구차한 설명·레토릭이 무엇이든, 객관적으로는 누구를 뽑자는 것으로 될까? 십중팔구는 '우리민주당을 뽑자'로 되는 것은 아닐까?
셋.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관련하여 다소 '평론가적인' 얘기를 하나 하고 싶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거나 부결시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혹은, 요즘 솔솔하게 나오는 얘기처럼, 야3당이 탄핵소추를 취소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묻는 게 바보일 것이다. 당연히 노무현 정권은 '결정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되고, 그만큼 그 권력은 엄청나게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이야 별로 없지만, 혹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하면 어떻게 될까?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의 승리일까? 아니면, 나처럼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 저들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비판적인 사람들의 승리일까?
천만이다. 그 역시 노무현 정권의 '결정적인 승리'로 된다는 데에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심각성이 있다. 최근의 집단적인 정치적 광기에 비추어 추측컨대, 만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하면, 노무현을 황제로 추대하는 사태까지야 안 가겠지만, 필경 그에 준하는 사태가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저들의 움직임 가운데 이러한 불행한 상황을 그나마 막을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씨나리오는 아마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대중에게 진심으로 진정할 것을 호소하면서 사임하고 은퇴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그럴 의사가 있는 인물, 그만한 그릇이었다면 이런 소동은 아예 벌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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