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탄핵정국을 둘러싼 두가지 전선과 진보세력의 응전 과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읽음: 8109
작성일: 2004년03월31일 17시40분43초
87년 이후 '민주주의 최저선' 침범에 대한 국민적 저항

이른바 '탄핵정국'이 지속되고 있다. 탄핵정국은 2004년 3월 12일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이후의 국민적 저항이 표출되고 있는 국면을 지칭한다. 탄핵이 국민들에게 무리없이 수용되었더라면, 그것은 탄핵정국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법리적 판결을 기다리는 국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탄핵정국은 이야기하는 것은 국회의 탄핵가결 이후 그에 대한 국민적 저항으로 조성된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탄핵정국은 국회 다수세력의 대통령 탄핵가결과 그에 대한 국민적 저항으로 구성되는 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탄핵국면은 '87년 6월 민주항쟁이 설정한 민주주의의 최저선(bottom line)이 도전받는 상황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라고 본다.

노무현정부를 둘러싼 두 가지 전선 - 탄핵정국의 복합성

그런데 탄핵정국은 분명히 의회 보수세력에 의한 민주주의의 마지노선의 침범에 의해 야기된 국민적 항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여기에는 복합적 세력들이 결집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2004년의 탄핵에 대한 국민적 저항은 87년 6월 민주항쟁과는 다른 특수성이 존재한다고 하는 점이다. 이러한 복합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나는 두 개의 전선론을 가지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즉 국민정부와 참여정부 하에서는 두 개의 전선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수구보수정치세력과 중도자유주의적 개혁세력 간의 대립전선이며, 다른 하나는 중도자유주의적 개혁세력 대 진보적 개혁세력 간의 대립전선이다(정치사회적 세력의 이념적 성격 분화구도에 대해서는 조희연, 1998, {한국의 국가 민주주의 정치변동}, 당대, 3장 5절 참조).

노무현정부 1년을 돌이켜 본다고 하면 이라크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 시민사회세력이 노무현정부를 탄핵해야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반면에 수구보수세력은 노무현정부의 개혁정책을 비판하면서 탄핵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1년 동안 이라크파병 문제, 수용소 발언 등 미국에서의 친미적 발언, 노동자 손배소 가압류 문제를 둘러싼 노동자 분신문제, 비정규직 문제, 새만금 문제 등을 둘러싸고 시민운동세력이나 민중운동세력 내에서는 노무현정부의 개혁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비판과 저항을 행하여 왔다.

반대로 보수세력은 3 1절 집회나 8 15집회 등을 통해서 친미주의와 보수주의의 입장에서 노무현정부를 비판하면서 다양한 비판과 저항을 행하여왔다. 이것은 국민정부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쉽 스타일이나 언행, 국정운영의 미숙함 등과 같이 수구보수세력과 진보적 급진적 세력이 공히 비판적이었던 사안들도 존재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특별히 국민정부 이후 개혁을 둘러싼 두 개의 전선이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나는 반개혁적 수구보수세력과 개혁세력 간의 대립전선이며 다른 하나는 개혁세력 대 그 개혁의 한계성과 불철저성을 비판하는 진보적 급진적 세력 간의 대립전선이다(사실 이러한 이중적 전선은 보편적인 것이기도 하다. 예컨대 시민혁명기에 구 왕당파적 수구보수세력 대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적 개혁세력의 대립이 존재하였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적 개혁세력 대 프롤레타리아적 민중적 저항세력 간의 대립이 존재하였던 것이다).

이 두 가지 전선은 다른 차원에서 존재하지만 특정 국면에서 합류하거나 중첩되게 된다. 탄핵은 첫 번째 전선에서 보수세력의 대대적인 '수구'적 공세에 따라서 두 가지 전선이 합류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는 일반민주주의가 극대로 위협을 받게 될 때 일반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한 투쟁에 진보적 급진적 세력들이 연대해온 통일전선론적 맥락에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전선에서의 대립 이슈는 주로 지역주의와 부패 문제였다. 지역주의와 부패문제를 둘러싸고 수구보수세력과 노무현적 개혁정치세력 간의 대립전선이 강하게 설정되었다. 여기에 노무현의 독특한 캐릭터가 결합되면서 탄핵정국과 같은 극적 국면이 형성되었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전선의 존재는 탄핵정국이 87년 6월 민주항쟁이 설정해 준 민주주의의 마지노선의 침범에 대한 저항으로 출현하였지만, 단순히 87년 6월 민주항쟁의 회복으로만 한계지워질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보수세력
중도자유주의세력
진보적 급진적 세력
민주주의적 개혁을 기준으로 한 구분
지역주의•부패를 중심으로 하는 구분
수구세력
자유주의적 개혁세력
진보적 개혁세력
이라크 파병과 같은 쟁점을 중심으로 하는 기준
보수적 친파병세력
자유주의적 친파병세력
반파병세력
세계화(신자유주의정책 등)를 둘러싼 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구분
수구적 보수세력
자유주의적 보수세력
진보세력
보수적 친세계화 세력
자유주의적 친세계화세력
반세계화 진보세력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진보적 급진적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노무현적 개혁세력 - 이는 나는 중도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이라고 본다 - 은 지역주의나 부패 문제를 둘러싸고 수구보수세력에 비해서 분명히 '개혁'세력인 것은 분명하고, 이 점에서 탄핵정국은 부패정치와 지역주의 정치의 청산과 유지를 둘러싼 전선에 집중하여 있지만, 반대로 여타의 쟁점에서는 노무현적 개혁세력의 한계를 중심으로 진보적 급진적 세력의 도전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컨대 이라크 파병문제를 둘러싸고는 노무현적 개혁세력, 즉 중도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은 한나라당과 똑같이 친파병 세력이었으며 한나라당과 이점에서 연합하였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흐름에서 보면 세계화와 관련된 정책에서도 노무현적 개혁세력과 보수세력의 차이보다는, 노무현적 개혁세력 대 진보적 급진적 세력의 차이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세계화에 대응하여 이른바 신자유주의정책 - 노동유연화나 국제경쟁력 강화 정책 등 - 에 대해서는 보수세력이 제한된 개혁마저도 거부하면서 신자유주의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데 반하여 제한된 개혁정책이나 사회보장정책을 수반하면서 신자유주의정책을 추진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는 87년 이후의 과정이 '민주화와 세계화의 이중적 과정'(조희연 편, 2003, {한국의 정치사회적 지배담론 변화와 민주주의의 동학: 한국 사회운동과 민주주의의 동학(3)}, 함께읽는책)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민주세력'이 친세계화 정책이나 개방화 정책 등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자가 되는 것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둘러싼 쟁점에 대해서는, 보수세력과 중도자유주의세력이 동질성을 갖게 된다. 세계화는 이전의 '전우(戰友)' - 과거의 독재세력과 반독재세력 - 를 통합시켜 내고 있다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쟁점을 중심으로 본다면, 노무현적 개혁세력은 - 수구적 보수세력과 구별하여 - 자유주의적 보수세력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도 촛불시위와 탄핵무효을 향한 국민적 저항이 단순히 노무현 정부 지지운동만으로 협애화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수구보수세력에 공세에 저항하면서도 노무현 정부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러한 국민적 저항을 통해서 노무현 정부의 한계성이 성찰되고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공론화되어야 한다.

여기서 진보적 급진적 세력은 바로 이러한 수구보수세력의 역사적 반동으로 조성된 '우경화' 국면에 어떻게 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동시에 민주주의를 확장 심화시켜 낼 것인가 하는 과제를 고민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탄핵에 대한 국민적 저항은 - 탄핵이 가능했던 - 보수세력의 의회독점을 깨는 단계로까지 발전해야 하며, 더 나아가 제도정치 자체의 '반동적' 폐쇄성을 극복하는 단계로까지 발전되어야 한다.

사실 현재의 제도정치는 반공주의적 폭력과 파시즘적 폭력에 의해서 진보적?급진적 세력을 배제시킨 구조를 기본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수적 의회독점의 균열이 결코 중도자유주의정치세력의 약진의 계기로만 사고되어서는 안되며, 제도정치와 시민사회의 괴리를 극복하는 계기로 되어야 한다.

현재의 제도정치는 단순히 지역주의와 부패의 극복으로만 협애화될 수 없는, 다양한 계급계층적 이해를 대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지평이 확장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 환경세력, 급진노동정치세력 등 진보적 정치세력들이 참여하는 개방화된 제도정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현존 한국제도정치의 문제점은 수구보수세력과 노무현적 개혁세력(중도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의 쟁점인 지역주의와 부패에 의해서 주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진보정치와 시민사회의 다양한 계급계층적 이해 및 급진적 요구가 대의되지 않는 '배제의 정치구조'에 의해서도 주어진다.

이런 점에서 보수세력의 의회독점이 깨어지면서 이것이 보수세력 및 중도자유주의세력 간의 의회 내의 권력균형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지만 동시에 진보적 급진적 세력에게도 의회참여권 및 경쟁권이 주어지는 개방적인 구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 . 03/31 20:31
유판씨 "지역주의와 부패문제를 둘러싸고 수구보수세력과 노무현적 개혁정치세력 간의 대립전선이 강하게 설정되었다."

-> 지역적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기도하고, 지역주의에 기반해있는 세력과의 변별점을 형성하는 것으로 대중들을 조직하기 위한 노력일 뿐이지 하나의 전선이 된다는 것을 말이 되지 않습니다.

부패문제는 더더욱 그러할텐데 국민의 정부시절부터 부패문제는 전혀 해결된 바가 없습니다. 드러난 비리만 볼게 아니라면 부패 문제에서 노무현 세력의 진전의 거의 없습니다.


이두가지를 보자면 결국 하나의 조작에 지나지 않으며 조희연님은 그러한 조작에 한표를 들어주는 것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04/01 10:04
쯧쯧 이라크 파병을 민주주의적 개혁의 쟁점 범주에 넣은 것은 조 교수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이해, 그것이 민중과 약자들을 어떻게 고통받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정말 부족하신 것 같군요. 도대체 지역주의, 부패 전선을 어떻게 신자유주의 반대 전선과 동일한 비중으로 다룰 수 있는지 참 ... 04/0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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