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노동자정치,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성세경 (금속노동자) 읽음: 5919
작성일: 2004년04월01일 13시22분25초
탄핵이라는 핵폭탄이 터졌지만 현장은 조용하다. 나름대로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지들은 "올 상반기 투쟁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까?"라는 실무적인 고민과 "민주노총과 사회시민단체와 색깔 구분이 안 되네?" "탄핵으로 민주노동당이 틈새시장 공략하겠네?" 민주노총을 걱정하고 우려하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기대와 걱정 등의 목소리만 있다.

현장활동가들 대부분은 탄핵정국을 노동자정치와 연동해서 고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탄핵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라면 썩어빠진 보수정치 끝장내고 진보정치 실현해야 한다는 것 이상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을 만난 물고기마냥 떠들고 있는 활동가들은 대부분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당원 활동가들이다.

이 정국에서 노동자정치란 한 표 행사도 중요하지만 노동자들의 직접행동으로 법 제도를 바꾸고, 나아가 우리 삶을 질곡을 빠뜨리고 있는 모순을 깨부수자며 주장한다면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분위기 좋을 때면 모르겠지만

아마도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2001년 3기 민주노총 임원선거 때 현장파 후보가 "현장이 전부다"는 케치플레이즈를 내 건 바 있다. 적어도 내게는 가슴 깊숙이 와 닿는 케치플레이즈였다. 이것은 현장이 변화하고 있기에 현장을 바꿔내겠다는 의미가 숨어있었기에 그랬다. 현장이 무너지고서 '민주노총'이 무슨 필요가 있으며, '민주노동당'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노동자의힘'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민주노동당도 천재지변이 없는 한 적어도 5명 안팎으로 국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참으로 큰 의미가 있다. 보수일변도의 국회에 진보세력이 진입한다는 것은 국회 내에 보수대 진보의 대립선을 그을 수 있기 때문이고, 각종 법제도를 개악을 막을 수 있는 국회 내 교두보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대중투쟁을 국회 안으로 몰아갈 수 있기에 암울한 미래가 걱정이다.

언제부턴가 자본의 공격에 맞서 방어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결과만 있었다. 결국 풍부한 투쟁과정은 생략되고 축소되었다. 자본의 공격이 총체적이든, 부분적이든 노동자정치라는 관점에서 평가하는 정리하는 것에 소홀히 했다. 그래서 풍부한 노동자정치의 내용은 소통되지 못했고, 결국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앙상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과정이 생략된 노동자대중투쟁은 국회로 수렴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97년 경제위기 이후 현장은 변해가고 있다. 고용불안으로 현장노동자는 있을 때 돈벌자는 생각에 '골병'과 '과로사'로 고통 받고 있으며, 고령화로 지출이 많아져 잔업과 특근에 자유롭지 않아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노무관리는 얼마나 세련되어 가는가? 굵직한 현안문제가 아니고서는 노 노갈등으로 몰아간다.

현장조직력이 무너지고, 현장노동자들이 개별화되니까 아주 효과적으로 자본은 활용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공장자동화다. 자동화로 인해 노동자가 물량을 빼내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노동자를 통제 관리하면서 물량을 생산해 낸다. 공장 자동화 기계설비는 노동자들의 손과 발을 묶는 것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흡수해 '멍'하게 만들어버린다.

앞이 보이지 않은 어두운 현장에서 현장계급정치, 노동자계급정치를 생각한다. 자본의 공격에 맞서, 요구를 쟁취하는 투쟁에서 자본주의 메카니즘을 밝혀내고, 본질을 폭로하는 과정을 잘 조직해야 한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지만 상품생산관계의 착취구조는 변하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다시 '현장통제권'을 확보해나가는 노동자계급정치를 실천하자. 노동자계급의 미래를 이속에서 개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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