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총선에서 부안주민은 무엇을 할 것인가
- 정읍에 사는 한 주민이 부안 주민에게 드리는 글
조문익 (정읍주민) 읽음: 9005
작성일: 2004년04월14일 16시43분20초
17대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제도가 좋은 점은 누구나 1표는 준다는 점이고 투표를 하는 것이 투표용지라고 나누어주는 종이에다가 붓뚜껑만 꾹 눌러찍으면 되는 아주 손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정하였는가가 훨씬 어렵고 중요한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우리에게 닥친 부안지역의 문제는 주민들 스스로가 무슨 마음을 먹고있느냐하는 것이다.

무소속 주민후보를 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일찍이 부안주민들이 위대한 자치민주주의의 실험 - 진심으로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인 핵쓰레장찬반투표를 할 당시에는 나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좀 더 확실하게 느낀 것인데 그것은 총선에 대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몇몇 술자리에서 아는 이들과 얘기하기도 하였지만 죄송하게도 부안대책위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는 못하였다.

지금 늦게라도 고백하면 부안대책위가 무소속 부안대책위 후보를 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부안대책위에서는 후보를 내면 대책위 자체가 분란에 휩싸이게 되지 않을까 고민하였고 그것은 옳은 판단이었고 당연하였다. 그렇지만 어차피 총선 분위기로 가면 대책위도 선택을 앞두고 논란이 있게 될 것은 분명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부안대책위 후보를 어느 정당후보가 아니라 무소속으로 출마시킨다는 원칙을 정하여 부안대책위 내부에서 주민경선을 통하여 후보를 정하는 과정을 밟았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지지자든, 우리당 지지자든, 민주노동당 지지자, 무당파든 누구든지 무소속 주민후보로 나가겠다고 약속한뒤 경선을 진행하였으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민투표를 한번 치루기도 쉽지 않았던 터라 또 한번 투표하시라는 것도 참 못할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과정을 겪었다면 부안대책위 내부에서 ‘무소속 주민후보’를 선출하고 이를 통해 총선국면에서 단결하는 것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무소속 주민후보가 만약 ‘군민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 부안주민의 결의로 소환할 수 있음’을 약속하면 우리는 이미 법아닌 상태에서도 스스로 만든 법률로서의 ‘자율적인 소환제’를 실현할수 있었을 것이다.

선거거부(보이코트)까지 고민했던 주민들의 심정!
그러나 결정된 것은 낙선운동!

보이코트까지 고민했던 것은 이러한 적극적인 방침을 고민하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죽하면 총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을까? 지금도 수많은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가지고 계신 것을 나는 잘알고 있다. 그 심정 너무도 잘안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민주주의는 선거보이코트의 입장까지 포용해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부안핵폐기장 백지화가 보이코트로 이루어질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부안주민후보를 내는 것이 최선의 방침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보이코트는 고려할 수 있는 방침이지만 차선의 방침일뿐이었다.

아쉽게도 부안대책위는 주민후보를 내지 못하였고, 탄핵국면을 거치면서 많은 언론에서 말하듯이 탄핵을 반대해야할지, 탄핵을 찬성해야할지, 열린우리당을 비판해야할지, 열린우리당을 지켜주어야할지 하는 고민속에 총선공황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탄핵국면에서의 공황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를 일방통과시킨 국회에 절망한 농민들도 겪었고, 반민주적 반국민적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에 빠진 영남지역 주민들도 그렇고, 군부독재의 후예인 한나라당과 연대한 민주당을 지지해주지 않을 수 없는 호남지역 주민들도 겪었다.

이제 국민들이 탄핵정국에 빠져들면서 잃었던 정신을 수습하고 제자리로 가려고 하고 있다. 우리 부안지역주민들도 그러리라 믿는다. 부안대책위는 핵폐기장 철회입장을 공식제기하지 않은 정당후보에 대한 낙선운동방침을 결정하였다. 사실 핵폐기장반대투쟁이 진행중인 상황에다가 지역주민후보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핵폐기장 유치반대 방침을 확실히 하지 않는 정당을 지지할 것인가?

지난 1년동안 노무현정권이 진행해온 숱한 실정들이 모두 한나라당과 민주당 탓이라고만 믿을 어리석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만약 우리 부안주민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상황을 쳐다본다면 이번 총선에서 그동안 부안주민들을 무시하고, 두들겨패고, 감옥에 가두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 노무현정권을 심판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이다. 부안대책위는 노무현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부안핵폐기장 강행의사를 포기하지 않은 정당후보의 낙선운동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나는 이왕 낙선운동을 할 거라면 최대한 확실하게 그 끝을 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부안대책위의 낙선운동방침이 확실하게 관철되어야 핵폐기장문제에 대하여 그 누구도 부안주민의 의사를 거스르는 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이심전심으로 부안주민들과 이를 옆에서 지켜본 고창주민들이 마음을 먹었겠지만 부안대책위로서는 확실한 믿음과 지침을 줘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총선 이후를 미리 준비하자!
국민소환제 법제화투쟁을 준비해가자!

특히, 부안대책위는 이제 총선이후 상황을 예측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준비해야한다.

노무현대통령이 아직 입당하지는 않았지만 부안핵폐기장을 강력하게 유치해야한다고 주장한 강현욱도지사가 입당한 사실상의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이미 제1당이 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130석을 얻을지, 150석 이상을 얻을지 아무도 모르지만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되면 부안핵폐기장 문제에 대하여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나도 그렇지만 부안대책위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제1당이 되면 정치적으로 여유가 생겨 너그러워져서 부안주민들의 요구도 잘 듣게될 것인가? 아니면 이왕 힘 갖게 된 것 부안주민들을 향해 한껏 휘두를 것인가? 나는 가능하면 전자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어디 정치가 우리 지역 주민들 마음대로 되던가? 나는 최악의 경우도 가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산자부나 한수원이 ‘핵마피아’로 불리우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만한 힘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마피아로까지 불리우는 것 아닌가? 여전히 열린우리당이 공식적으로 부안핵폐기장을 철회하지 않은 것도 물론 고려해야한다.

나도 부안고창지역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후보가 토론회 같은 데에 나와서 주민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의견을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 열린우리당 후보는 “억울하다, 나도 촛불시위에 비밀스럽게나마 열심히 참여했다. 나는 핵폐기장 유치를 반대한다”고 호소했다.

나는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당론이 그렇지않아도 이번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되어서 주민의 의지를 받들어 당론과도 싸우는 입장에 설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정치는 정치이다. 정치적 방침이나 정책은 한 개인의 말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집단적 이해의 결집에 의해 결정된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현실적 힘을 통해 관철된다. 법이든, 제도든, 적어도 공약이든 무엇이든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어떤 장치가 정확히 나타나야 비로소 믿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믿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직 부안주민들 스스로의 힘과 이를 지지하는 고창주민들의 연대의 힘만을 믿을 수 있다. 부안주민들은 부안주민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확실하게 무엇은 되고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어야한다.

그리고 나는 부안대책위는 총선 이후 일찌감치 공약을 내놓은 민주노동당이나 뒤이어 열린우리당에서도 공약으로 내놓았고 심지어 한나라당조차 언급한 국민소환제를 쟁점화하고 이를 선도해갈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소환제 입법화요구는 총선이후 몰아칠지도 모르는 핵폐기장 관철의도를 저지하고 부안군수를 갈아치우는 중요한 경로로 생각해야한다. 부안군수 퇴진운동의 실제적 제도화 가능성을 확보하기위한 노력이 현실화되면 부안주민들의 마음을 다시 모아 부안주민의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온 나라안에 재확인시킬 수 있다.

모든 공직선거 당선자에 대한 국민소환제 쟁취투쟁은 부안으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부안군수만큼 뚜렷한 반민주적, 반주민적 독재행정을 한 정치인이 어디 있는가? 부안주민만큼 뚜렷하게 반주민적 정치인이 퇴진해야한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지역주민이 어디 있는가? 부안군에서 국민소환제가 실험되는 날이 나는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17대총선에서 핵없는 세상을 향한 일보전진을!

17대총선이 불과 몇일 남지 않았다. 4월 15일은 부안 주민들과 고창주민들이 국회의원을 뽑는 투표를 하는 총선일이 아니다. 그날은 부안핵폐기장 설치와 핵에너지정책의 전환여부를 둘러싼 국가적인 정책결정의 날이다. 인물을 보고 더 나은 사람을 밀어주는 통상의 그런 선거가 아니다. 출마자 가운데 그나마 더 나은 사람을 별수없이 밀어주는 그런 선거도 아니다. 핵폐기장 정책을 둘러싼 찬반투표의 연장선상에 4월 15일은 존재한다.

누가 당선되느냐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무나 부안주민의 뜻을 거스를 수 없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부안과 고창주민들이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가를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바로 그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핵없는 부안·고창, 청정한 부안·고창, 민주적인 부안·고창에서 살고싶다. 우리는 핵없는 세상에서 살고싶다. 만약 이것을 거스른다면 우리는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 이러한 확신을 보여주어야한다. 그러려면 우선 부안대책위의 낙선운동방침이 주민들 속에서 지지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야한다.

그것을 정확히 알려주는 일은 너무나 쉽다. 4월 15일 우리들 부안주민들이 갖고 있는 바로 그 생각 그대로 행동하자! 총선이라는 시간은 정부가 정했지만 그날을 우리 주민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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