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좌파의 누드쇼
강내희 (중앙대 교수) 읽음: 5234
작성일: 2004년03월25일 21시15분25초
유나씨

<Another0415>가 '운동권 게시판'처럼 되고 말았다는 메일을 읽고 가진 내 처음 반응은 아니 운동권 사이트 아니었던가, 라는 것이었어요. 운동권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면 운동권 사이트지, 한 것이 내 착각이었나?

하지만 그래도 그런 사이트나 게시판으로의 '전락'을 염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 그리고 그 염려는 아마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벌이려는 문제의 제기나 분석, 쟁점 토론, 논의가 확산되기보다는 협소해지지 않느냐는 답답함인 듯한데,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생각이 같아요.

금요일(3/19) '민중탄핵이다! 토론회' 참석했을 때 홍석만씨랑 잠깐 밖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좌파는 자기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좌파가 자기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 사실 좌파야말로 제 입장 지키는 데는 선수 아닌가?

하지만 입장을 지키는 것,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과 속마음을 털어놓는 건 다른 것 같아. 입장을 말하고, 주장을 펼치는 것은 엄숙한 공식 행사에서 하는 일 같다면,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 건 마치 '누드쇼'를 펼치는 것 같거든.

그런데 우리가 진보의 누드쇼를 펼치지 못하면 과연 대중들이 우릴 신뢰할까? 우리도 자길 보여주지 않는 사람, 자기의 약한 모습 드러내지 않는 사람, 말하자면 '누드쇼'는 절대 하지 않는 사람 신뢰 잘 안 하지 않아요? 당연히 '누드쇼'도 누드쇼 나름이겠지만, 그래도 대중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면서 마음의 문을 꼭 닫아놓고, 행여 우리 나체를 훔쳐볼까 전전긍긍했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그래서 드는 생각, 아니 의문인데, 오늘의 좌파는 얼마나 매력적일까요? 요즘 좌파가 매력적이라는 말을 별로 들을 수 없는 것 같아. 오세철, 김세균, 채만수, 손호철, 김성구, 이종회, 박장근 등 우리와 함께 남아있는 선배, 동지들은 분명 존경스럽지만 과연 충분히 매력적일까?

물론 개별적인 매력이야 있지. 하지만 좌파가 대중의 연호를 받으며 사랑을 받는 경우는 없거나 있더라도 소수한테서만 받는 것 같아. 우리의 더 큰 매력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우리의 매력적인 지도자는 어디에 있고, 또 어떻게 나타날까?

한국에서 좌파가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나'의 고민, '우리'의 내면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런 생각한다고 "내 죄로소이다" 식의 종교적 고백을 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야. 그래도 좌파가 아무런 정신적 갈등도 겪지 않고 사는 것 같아서야 매력이 생기겠어?

언제나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좌파, 입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좌파, 하지만 정열은 없어 보이는 좌파, 기왕의 답만 가지고 사태에 대응하는 좌파, 별 볼 일 없는 입장만 앞세우고, 쓰잘 데 없는 정세분석만 하는 민중진영 등등이 지금 우리 이미지 아냐?

이걸 단지 이미지의 굴레로만 생각해야 할까, 아님 그것도 중대한 물질성으로 간주하고 변형시켜야 하는 것일까? 그저께 회의(3/23)에서 만든 '신자유주의 개혁 심판 민중연대'의 조직 구성을 놓고 공동대표 선출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어요.

공동대표를 군더더기로, 불필요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 표명되었는데, 처음에는 그 문제의식에 공감했지만, 좀더 생각해보니까 공동대표도 상징성의 문제인 것 같았어. 지금까지 좌파 운동에서 지도자로서의 상징성을 지닌 분들이 대표가 되곤 했잖아? 백기완, 김진균(지금 선생님이 없어서 얼마나 허전한지 몰라), 단병호 등이 우리의 지도자였고, 그래서 무슨 중요한 연대조직을 만들면 늘 그분들을 모시지 않았어?

이것은 우리 운동을 기존의 상징으로 표현하는 한 방법인데, 어제 공동대표단 구성에 반대하는 의견은 그런 상징의 정치에 더 이상 기대지 말자는 문제의식이겠지요. 최근 국면에서 진보진영은 개혁세력과 스스로 구분하기 위해서 국민발의, 국민소환 등의 직접민주주의 강화 슬로건을 내놓고 있는데, 공동대표 구성 반대도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겠지요.

그런데 회의 중간에 생각이 바뀝디다. 아니 바뀌었다기보다는 더 복잡해집디다. 노동자의 힘, 사회주의 정치연합에서 나온 동지들이 공동대표의 상징성의 실질적 필요성을 지적했기 때문이에요. 공동대표를 두지 않고 운영위원회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사건건 운영위원회가 모든 것을 의결하게 하여 실제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지적이었어요.

결론적으로는 당장은 판단을 유보하고 공동대표단을 구성하는 문제는 대표자회의에서 의논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내가 얻은 수확은 '상징의 물질성'이라는 문제를 좀더 복잡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상징, 대의, 대변, 재현 등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국회의 대의제, 의회민주주의 문제와 연결되는 개념들인데, 우리가 대의민주주의를 바로 직접민주주의로 교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후자에 의해서 발목잡힐 수도 있다는 거지요. 대의제를 바로 없애는 것이 당장 가능하지도 않고.

결국 나는 직접민주주의의 강화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보면서도 아무런 매개 없이 그 쪽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듭디다. 아울러 대표를 만드는 방식이 관건이겠다는 생각도. 바라건대 현장에서 우리의 대표가 나왔으면 해요,

정말 바라건대. 다시 말해 운동 속에서 운동의 대표가 구성되는 방식. 그런 대표가 나오기 전에는 '상징적인' 공동대표가 필요할지 모르겠는데, 이건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잘 판단해야 할 것 같고... 공동대표를 기존의 상징성(주요 개인이든 주요 단체 대표든)을 참조하여 뽑으면 그때 상징성은 어떤 일관성, 습관, 관행을 의미하면서 때로는 운동의 족쇄가 될 수도 있겠고, 그렇다고 그런 상징적 물질성을 완전히 외면하면 그것 역시 관념에 빠진 꼴일 거야, 아마.

이 모든 것은 문제가 참 어렵다는 말이겠지? 직접민주주의가 올바른 길 같지만, 그것이 제기하는 문제점도 있다는 것이고, 그렇다고 대의제, 의회제의 문제가 해소되는 것도 아니잖아? 직접민주주의가 행여 문제가 된다고 해서 바로 대의제를 지지할 수는 없잖아?

그렇다면 결국 핵심은 대의와 표현의 관계,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긴장관계인 것 같은데, 여기서 어려움이 생기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이 어려움에 대한 민감성, 감수성을 잃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아.

좌파의 '꼬라지'를 말하려다가 이야기가 다른 데로 흐른 것 같은데, 그래도 연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녀요. 나는 좌파가 자기 '꼬라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봐. '좌파의 누드쇼'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우리 역시 몸으로 살고 있잖아? 꿈과 희망만 있는 게 아니라, 고민이 있고, 불안과 초조가 있고, 염원만이 아닌 좌절과 회한이 있잖아? 한잔 술로 맘을 달래야 하고, 캄캄한 하늘을 향해 소리라도 질러야 하고, 옷이라도 벗어 던져야 하잖아?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처럼 욕망과 욕정도 있잖아?

좌파의 누드쇼는 좌파의 음란행위, 실험일 것 같아요. 아름다음만을 추구하며 음란은 더럽고 혐오스럽다고 다 걷어내 버리면 우리 삶의 기획은 너무 선병질적인 빈약함으로 그칠 것 같아.

좌파도 정신분열을 겪을 필요가 있고, 또 그런 정신분열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사실 내 맘속에는 광화문집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분노가 금요일 좌파들이 가진 토론회에 대한 기대와 사랑과 답답함 등과 뒤섞여 있거든.

나의 사랑은 좌로 향하고 있지만, 원칙적인 좌를 보면 존경심도 생기지만 그래도 답답한 거라. 힘없는 좌는 보기 안쓰럽고, 반면에 광화문에 간 사람들의 정열과 힘은 사실 좀 부럽거든. 요런 내 모습을 누가 볼까 눈치 봐야 하나?

이상이 요즘 내 꼬라지랍니다.

강내희
 
송유나 너무 소중한 편지라 답장을 쓰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 합니다. 요즘 선생님들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동지들, 선배 후배들... 어찌 보면 운동한답시고 내 말말 지르고 살다가 정말 처음으로 제대로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도 처음이라니.... 제 꼬라지는 더욱 심해요... 답장을 쓰기 위해 저는 제 자신을 다시 뒤짚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03/25 21:20
활동가 대표가 아닌 운영위체계를 두자는 제안에 대한 해석이 어쩐지 조금 과도해 보입니다. 일상적인 연대와 공동사업이 그다지 많지 못했던 여러 조직들이 모여서 공동기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공백과 차이를 매워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토론과 공동결정이 필요하고 체계 역시 그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 글의 제목과 본문에서 '누드쇼'라는 표현을 여러차례 쓰셨던데, 표현하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충분히 알겠으나, 그다지 올바른 비유가 아닌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누드쇼라는 것이 여성들이 편하게, 어떤 관점없이 중립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수용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03/25 23:42
라키시스 전 이글이 메인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봅니다. 어서 우그로 올려 주시어여 03/25 23:51
공감 마지막 문단의 표현이 제목 그대로 솔직한 상황을 드러내는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안스러움과 부러움의 감정은 대체로 다 비슷할 것 같습니다. 안스러움을 넘어서기 위한 좌파들의 솔직함이 더 많았으면하고 저도 바랍니다. 03/26 02:49
망고 활동가님의 '누드쇼'라는 단어에 대한 지적 공감합니다. 글을 보는 내내 편치 않았습니다. 의도는 알겠음에도 불구하고.. 03/26 08:0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얼마가 걸릴 지 모르지만 대중들이 인식하는 이 개혁 전선을 신자유주의와의 전선으로 끌어내리려면 좌파의 "자기고백(대치되어도 될라나?)"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03/26 08:34
실험정신 글쎄요~좋은글이라고 하기엔 직접민주주의를 위해선 대의장치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주장인 것 같은데, 과연 실험이나 해봤었는지.. 해보지도 않고 안될거라고 주장하는 것이 지금 민중들이 그나마 열우당이라도 있어야지 하는 심정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군요. 원칙만을 고수하는 거라고 하기 전에 실험해보려는 좌파적 감수성이 절실해집니다. 충분히 가능한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없이는 어떤 것도 우리의 것일 수 없을겝니다. 03/26 11:22
유창렬 공감합니다. 가령 공동 대변인 정도만 두지요. 03/26 12:35
더버기 누드쇼?? 이말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에는 뭐가 있는거지요? 난 그 말이 더 이해가 가질 않는데... 속마음을 보인다는 것, 고민과 불안과 초조함에 대한 표현에서 내 자신을 홀딱 벗자는게 잘못된 표현은 아니잖아요.
관점과 입장을 표현하는 방식을 잣대로 가름하지 맙시다
03/26 20:25
갈림 선생님의 고민이 제 가슴에 와 닿습니다.
누군가가 소크라테스의 말과 베이컨의 말을 합쳐서,
소크라베이컨의 명언이라고 농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네 자신을 아는 것이 힘이다."

손자도 이야기 했죠.
지피지기 백전불태(殆).
백전백승은 결코 아닙니다. 이기진 못하더라도 위태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부터, 우리 주변의 꼬라지부터 살펴야 할 것입니다.
진실되게 살펴봐야 합니다.
네, 암요.
03/26 20:50
또 절망 난 좌파가 절망해야 된다고 봅니다. 설상가상 다다익선정도
되면 그깟 누드쑈 한 껀에 왈왈거리지 않을겁네다. 모순을깨고
변화해라는 하나님말씀을 경청해볼필요는 언제나 있습니다.
누드쇼! 정말 멋진 말씀으로 받아들이고받들겠나이다~
썩어빠진 어슬픈진보는 가고 차라리 조선세월에 보수는 오라!
누드쇼의 결어라고 ㅎㅎ 목욕하고 때밀고 누드쇼나 진정 즐깁시다.
03/27 02:00
이건 아니지 단어가지고 뭐그리 민감하냐라는 질타성 댓글을 보았을때, 좌파운동진영의 여성의식, 성의식이 매우 저열함을 새샘스레 다시 깨달았습니다. 누드쇼란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나빠질 여성이 대한민국에는 아직 많습니다. 여성들을 위한 누드쇼가 없어서 지금 이렇게 화가나는걸까요? 이런 저열한 상상을 하신다면, 더이상 대꾸할만한 가치도 없다는 판단이고요, 누드쑈-> 쑈걸-> 여성의 상품화로 연상작용이 일어나는 제 뇌가 잘못된 걸까요? 강내희교수의 글 의미는 아주 잘 와닿습니다만, 누드쑈가 걸리는게 사실입니다. 다른 단어도 많은데 왜 하필 누드쑈란 말을 선택했을까?라는 의구심이 무럭무럭 샘솟습니다. 효순이 미선이 추모집회할때 fucking usa를 가지고 여성주의자들이 제발 그 노래만은 하지 말아다오. 라고 말을 했을때, 미국놈들이 우리의 꽃다운 누이를 죽인 이마당에 fucking이란 단어가지고 딴지거냐고 박박 우기던 사람들과 똑~같은 수준이라고 봅니다. 제발 이러지 마십쇼. 03/27 02:50
또실망 남성은 여성의 벗은 몸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거나, 쾌락을 느낄지 모르나, 여성인 저는 남성의 벗은 몸을 보면(슈퍼맨) 쾌락은 커녕 거북하고, 심지어 그자가 너무나 당당하다면 공포까지 느낍니다. 서로 벗은 몸에 대한 느낌이 다를진데, 그걸 표현하는 단어는 차이있겠습니까? 문맥상 맞지도 않고, 여성의 감정도 수렴시킬 수 없는 단어입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남성만의 단어라는 겁니다. 주변에서 어떤 여성이 모든거 다 드러내자는 표현으로 "누드쑈"하자고 말하는 거 들어봤어요? 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못들어 봤어요.
강내희씨가 말한 것은 몸을 드러내자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늘 고뇌하고, 흔들리고, 혼란스러워 하는 그 내밀한 감정을 분출하자"로 해야되지 않겠어요. 너무 긴가요? 그럼 "내 감정을 보여주마"는 어때요?
강내희 씨는 자신의 글에서 작명이 중요하다고 해놓고, 그 작명을 '누드쑈'라고 하다니....
03/27 03:19
ak '누드쇼'란 단어가 걸리나 보군요... '이건 아니지'님도 강내희 교수님의 글에서 주장하는 바는 충분히 이해하신다고 하셨는데, 누드쇼는 말그대로 솔직해지나는 의미의 표현일 뿐입니다. 이건 여성의식이나 성의식이 저열해서 표현된 단어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이전에 있었던 일인데요... 여성주의 저널 'IF'가 있습니다. 저는 저널의 이름 'IF'가 남성중심적인 이 사회에 대해 상징적으로 던지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좋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말에 애착이 강한 한 후배는 예전에 저에게 왜 하필 영어로 잡지이름을 쓰냐고 묻습니다. 그 후배에겐 국어사랑이 중요하고, 특히 영어남용이 문제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핵심이란 무엇인가요? 저의 핵심과 다른 사람의 핵심이 다른 경우들이 너무나 많고, 또 민중진영의 핵심과 보수진영의 핵심이 너무나 다릅니다.

강내희 교수님은 좌파의 저열함을 솔직함으로 벗어나고자는 뜻을 전하고 싶어합니다. '누드쇼'란 단어만 없었으면 좋을텐데 강내희 교수님은 '솔직함'을 '누드쇼'에 비유했습니다. 몇몇 분들은 그 단어가 맘에 안 듭니다. 제 후배는 'IF'가 마음에 안 듭니다. 후배의 우리말강조와 외국어 남용에 대한 비판을 솔직히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왕이면 우리말을 쓰면 좋겠다는 취지는 저도 동의하고 그렇게 하고자 합니다.

조금만 경직되지 않게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03/28 03:40
이득재 누드하고 네이키드하곤 다르잖아요? 강 선생님이 쓰신 누드는 네이키드란 의미라고 봅니다. '홀딱쇼'라는 저질표현까진 가지 않았으니 '누드'라는 말에 너무 민감해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글구, 실제로 '누드쇼', '나체쇼'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여성 남성 무슨 일을 한 게 있습니까? 가령 글을 쓰다가 '남성 여성..'식으로 위치가 바뀌면 남성중심주의라고 비판하는 것도 문제이지요. 국가가 남성국가라는 건 인정합니다. 어쨋든, 강 선생님의 요지는 좌파의 꼬라지를 벗기자는 뜻으로 여겨집니다. 김 세균 선생님 글을 제 카페에 올려놨더니, 대책없다는 리플을 누가 달아놨군요. 예전에 저희 학교 총학생회장 출마했던 여학생입니다. 입장, 각, 정세분석. 좌파는 늘(?) 뒷북치지 않았습니까? 요즘 저의 고민은 '뭐가 정치적인 것인가?'입니다. 리플 중에 좌파도 절망해야 한다고 누가 달아놨군요. 90년대 이후 달라진 감수성의 문화의 변동을 깊이 고민해본 적 있습니까? 탄핵정국이 촛불시위로 이어지리라는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좌파의 '누드쇼'는 좌파의 꼬라지를 충격적으로 고민하자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좌파의 현재 상황이 공포스럽다는 뜻으로 03/28 12:50
들레꽃 평소 선생님이 갖고 계시던 문제의식 그대로군요. 좌파에 대한 선생님의 고민은 늘 현재적 과제를 충실히 직면하려 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목을 보고 저도 놀랐습니다. 평소 '언명' 문제에 그토록 민감하던 선생님인지라 '누드쇼'란 단어가 어쩌다 나온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더욱 심각해 집니다. 예전에 '음란' 논쟁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네요. 저는 그때도 일종의 허위의식으로서 '음란'에 도전하는 '성정치'적 주장의 취지에 동감은 하지만 '음란물'이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능한 '상품화된 성'이자 가부장적 폭력이라는 측면이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 달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성'으로 인한 현실 억압이 남성과 여성에게 분명히 다르게 존재하는 현재의 사회구조 속에서, 그 구조가 무엇이건 간에 "우리 해방되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선생님이 평소 경계하던 자유주의적 입장과 무엇이 다른가요.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분명 남성을 위한 현실적 단어로 존재하는 '누드쇼'란 단어를, 현재의 억압적 구조의 맥락과 무관하게, 탈맥락적으로, 제가 수용해야만 하는 걸까요?
03/28 22:29
활동가 좌파의 누드를 보면 별것이 없을 것입니다. 인간이고자 하는 그 모습이 보이질 않겠습니까? 그것을 풀어써면 또 착취와 억압에 대한 반대의 모습아니겠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히 반자본의 모습이겠지죠. 고민하지 마시고 자본주의는 사람이 살곳이 아니고 빨리 소멸시켜야하는 사회다. 그것이 아니고 민주주의, 의회주의하는 것은 잘난 지식인들, 반복된 근육노동의 쓰라림, 처절함을 모려는 먹물근물, 잘난 소부르조아 짐승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닌가 합니다. 짐승들이죠. 짐승. 짐승. 자본을 얘기하면서 솔직하지 않은 것, 그것은 짐승입니다. 03/29 15:05
파란 우연히 눈팅하다가 질문..

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좌파'라는 말이 멀 뜻하나요?

1) 그냥 상대적인 말
: 어느 외국 신문기사에서 보았는데, 노무현정권도 좌파정권이라고 표현하던데..

2)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를 펼쳐 놓고 쓰는 말
: 대충 민주노동당부터는 좌판데요.(내 아는 어는 돌탱이는 열우당의 누구부터라고 우기고 있지만요)

3) 사회운동(특히 진보운동) 내에서 쓰는 말
: 영역으로는 대략 시민단체나 더 나아가 민주노동당과 대별해서 쓰는 말.. 또 대개 민주노총 전현직 집행부와는 다르다는 말

4) 아주 근본적인 주장을 가진 사람들
: 정당을 통한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전통적인 계급전략이나 운동노선과 다른 코드를 가진 사람들(녹색, 흑색 등)

-위의 4가지 유형이 대개 제가 접할 수 있는 스스로를 '좌파'라고 부르는 사람들인데요, 여기서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좀 궁금해서리..
(흠, 저는 이 말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거 같고, 저 말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은 어중이 떠중이고요..)

-우연히 들어와서 대충 읽어보고 짧은 생각으로 댓글까지 다는 모험을 해봅니다. 다른 생각을 가지신 여러 분들, 정말 새로웠습니다. 수고하세요...
03/30 09:43
송유나 파란 동지께...
그렇죠? 참...
좌파라는 표현, 참으로 애매하면서도 포괄적인...

저에게 좌파라는 표현은 사실 PD라는 의미로 시작했죠..헤
민망한 과거사이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좌파라는 표현은 매우 다양한 의미로 제 삶에 다가왔습니다

사실 철없던 시절(지금도 철은 없지만...쩝)에는
좌파라고 불리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요즘은 그 좌파라는 이름이
많이 반성해야 하고 성찰할 이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적어도 역사적으로 좌파라는 호명이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한국사회에서
그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소위 좌파임을 자임하는 사람들이
더더욱 열심히 살아가야 하겠지요?

최근의 두 가지 사건이 기억납니다

사건 1
한 선배와의 술자리... 매우 혼나고(?) 정확히 표현하면
평가를 받는 자리였습니다
'니가 좌파라고 생각하나? 니 머하고 사나?'
그래서 며칠 잠을 못잤습니다

사건 2
친한 동지, 굉장히 훌륭한 동지가 있습니다
그 동지는 소위 NL 동지이지요...
이런 저런 투쟁이야기를 하다가
그 동지 스스로가
'우리 우파는 말야...'
스스로의 운동에 대해 고백하고 그런 자리였습니다
갑자기 화가나더라구요...
아니 우파라는 표현을 스스로 하다니
그래서
다시는 우파라는 말을 스스로 호명하지 말라고
서로 그러자고
다짐하였답니다

참으로 우스우면서도 가슴도 짠짠하네요...

하여간
우연히 들어와서
댓글을 달아주시는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더욱이
동지의 그런 용기가
우리를 바꾸고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이 공간이
동지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04/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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