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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가치가 갯벌의 가치보다 클까? 갯벌을 살리는 방향의 정치는 진보정치의 범주에 속하고 갯벌을 죽이려는 정치는 보수정치에 속한다. 총선 때문에 이렇게 표현해 본다. 진보정치를 하겠다는 민주노동당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하면 얼마나 미칠 노릇이겠는가?
설마가 사람잡는다고 민주노동당 전북도지부가 무리한 표 계산 때문인지 새만금 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지속하겠다는 공약을 선언하고 말았다. 그것도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고행의 삼보일배 1년을 맞이해서 말이다.
머리가 띵하다. 방조제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인 시점에서 그래도 방조제공사를 막아야 된다고 기약하고 있는데 때아닌 내부의 복병을 만나고 말았다. 그래도 한때는 정당투표에서 새만금 찬·반을 중요한 무기로 활용했던 지역주민들도 다수 있었는데 말이다.
1991년 대선 시기에 전북지역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 노태우정권의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새만금 간척사업은 5년마다 진행되었던 대선에서 각 당의 정책으로 단골손님이 되었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자체, 총선에서도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북지역에 출마하는 당의 빠지지 않는 정책이었다.
갯벌의 중요성보다는 전북지역의 표를 인식해서 전북지역 개발이라는 이데올로기 속에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작년 4명의 성직자들의 삼보일배와 부안지역의 주민들의 반대여론, 일부 언론의 환경 다큐들이 갯벌에 대한 국민적 인식전환을 가져왔고 결국 법정에서 공사중단이라는 결과까지 이끌어 낸 것이다. 물론 현재는 다시 공사진행이라는 법정결과가 나와있지만 말이다.
민주노동당 전북도지부의 새만금 사업에 대한 공약은 본의와는 상관없이 지금까지 운동진영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북한민주화 운동을 하는 자들이 의도하는 바와 상관없이 반공이데올기의 하나의 축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해수유통과 생태적 관광자원화를 위한 사업의 지속은 현재 지역의 전체 상황을 보면 갯벌 죽이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
다른 보수정당과 농업기반공사 마피아 같은 세력의 일부가 주장하는 내용과는 엄연히 다르지만 조속히 완공해야 한다는 섣부른 주장이 자칫 갯벌을 영원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생명평화운동을 지속해온 많은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민주노동당도 표를 의식하는구나? 라는 괜한 오해를 받기 쉽다. 무릇 진보정당은 선거 기간 중 지역의 운동과 민중들의 당면한 요구를 총선시기에 대변한다는 커다란 안목을 갖고 그들의 최선두에서 투쟁하는 조직이기도 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총선시기 쟁점은 지금까지 거짓 이데올로기로 속여왔던 전북발전이 아니라, 지금 당장 중단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인지 아니면 찬성론자들이 말하는 계속공사를 해서 효율적 내부개발을 하느냐의 문제이다. 당연히 공약은 큰 틀에서 해수유통을 하든, 관광자원화 하든 절박한 것은 현재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방조제 공사지역인 4공구 앞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구타당하며 마지막 방조제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과 갯벌을 살리리 위한 방안 모색', 이것이 총선시기 진보정당의 유일한 공약이다.
그렇다면 지역의 어민들과 갯벌을 죽이는 새만금 간척사업이 지속실시냐, 중단 후 대안모색이냐를 반복하는 양보없는 한판 승부가 예견되고 있는데도 마치 중립적 대안을 정하는 심판관 노릇을 하겠다는 듯한 민주노동당의 모호한 입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각 당의 입장에서 민주노동당만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반대한다고 되어 있는데 결국 지역에서는 이놈의 표가 안되니 성질을 죽인 것일까? 아니다. 정치를 오독한 것이다. 과도하게 표현하면 이런 논리면 조중동에 의해 조작된 여론에 밀려 파병도 전투병은 안되고 비전투병으로 가야되는 논리가 성립되고, 핵폐기장은 당장에 있어야 하니까 한 개 정도는 건설하고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하는 논리가 성립되며 FTA협정도 일부는 수용하고 일부는 수정하는 태도를 가질 수도 있다.
노무현이 대통령 된 후 '친미자주'라는 말을 했다는데 국회의원 되기도 전에 이런 모양이면 국회의원 되고 나면 대중성과 여론이라는 미명아래 '비미자주'라고 할 것인가? 정치계에서 말하는 타협할 줄 아는 것이 '정치'라고들 하던데 마치 민주노동당이 표 때문에 몹쓸 타협의 정치만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내 생각이 기우였으면 좋으련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민주노동당이 이렇게 라도 자립잡고 있는 것은 거리의 정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부정한 모든 것에 부단히 저항해 왔던 우리 민중들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내가 비단 민주노동당의 좋은 공약을 소개하지 못하고 시비걸기를 하는 것은 자꾸 삼보일배의 치열함이 나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정치세력이 당리당략에 의해 갯벌을 죽이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고 있는 현시점에 민주노동당은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지금까지의 험난했던 투쟁과 지역 성장연합 세력의 주장을 꼼꼼히 들춰보면서 무엇이 진정한 대안인지 확인했으면 한다. 이것이 죽음을 걸고 삼보일배를 수행한 네분의 성직자와 뭇 갯벌생명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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