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탄핵 국면에서 생각해본 직접민주주의
배경내 (인권운동사랑방) 읽음: 3147
작성일: 2004년03월21일 21시33분37초
"그래서 너흰 아니야. ∼나가 있어!" 지난 20일 서울의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의 거리에서, 안방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국민들의 항의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지금 넘실대고 있는 '촛불'의 물결은 정치인들만의 추악한 싸움판으로 변해버린 국회를 향한 주권자들의 정당한 분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금 타오르고 있는 우리들의 분노가 국회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의 획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지는 싸움을 되풀이하게 될 수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탄핵 무효'만으로는 바뀌지 않는 현실

많은 국민들은 지금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그렇다. 이어서 외친다. "4월 총선에서 국회를 심판하자!" "헌법재판소는 빨리 탄핵 무효 결정을 내려라!" 안타깝게도 이러한 외침은 오직 선거시기에만 정치 참여가 허용될 뿐인 '반짝 주권자'의 참담한 처지를 전혀 바꿀 수 없는 제한적인 요구에 불과하다.

지금 전국민적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불량 정치인들을 4월 총선에서 솎아낸다 하더라도 제도화된 배신과 기만의 정치를 끝장낼 수는 없다. 우리는 지금의 국회가 이라크 점령군의 파병을 결정할 때도, 노동자 시민들의 기본권을 압살하는 악법들을 통과시킬 때도, 자신들의 호주머니만 불리고 있을 동안에도 그저 지켜볼 도리밖에 없었다. 우리에게는 그들을 통제할 어떠한 권리도 없었기 때문이다. 설령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무효화한다고 하더라도 그 어떤 대표성도 없는 재판관 몇 명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통치의 대상으로 전락한 주권자들

"영국의 인민들은 의원을 뽑는 동안에만 자유롭고 선거가 끝난 직후에는 다시 노예로 돌아가 버린다." 장 자크 루소는 18세기 영국 대의제의 허구성을 '노예의 자유'에 빗대어 이렇게 비판한 바 있다. 오늘날 우리 국민의 처지가 이와 다르지 않음은 물론이다.

우리 헌법 제1조는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주권자인 국민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자신이 뽑은 대표를 통제할 아무런 수단도 없이 곧장 정치의 무대 밖으로 밀려나 버린다. 선거를 통해 한번 형성된 권력은 우리의 손을 벗어나 제멋대로 작동한다.

심지어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들은 촛불집회에까지 불법의 멍에를 씌워 국민들의 정치적 발언조차 봉쇄하려 안달이다. 줄기차게 여론 조작 음모를 제기해 왔던 민주당의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이는 '여론은 다만 떠다니는 것일 뿐,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심판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국민을 모독한다. 지금의 탄핵정국 속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조차 일단 얻을 것을 얻고 나면 바로 그 국민이 자신을 겨냥하지 않도록 정치의 무대 밖으로 쫓아내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대의제의 바깥은 없다?

지금 우리에게 유일한 민주주의 정치제도인 양 강요되고 있는 대의제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와 실험들을 짓밟고 등장한 최근의 역사적 형성물에 불과하다. 민주주의의 외피를 쓰고 있으되, 정치를 독점한 소수가 국민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되는 가짜 민주주의를 제도화한 결과가 바로 대의제인 것이다. 국회의 폭거가 계속되더라도 우리에게는 다만 몇 년마다 한번씩 '통치자'를 바꿀 권리만이 허용될 뿐이다.

주권이 우리 국민에게 있다면, 선출된 대표가 우리의 통제 하에서 활동하도록 만들고 우리를 배반한 대표를 언제든 소환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주권이 우리 국민에게 있다면, 입법권을 국회의원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우리가 직접 법률안을 발의하고 잘못된 법률의 무효를 선언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몇 년마다 돌아오는 선거 때까지 우리의 권리를 유예시키는 데 만족하는 한, 우리는 진정한 주권자일 수 없다.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의제와 같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비현실적인 구호에 불과한가. 그렇지 않다. 대의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직접민주주의의 장치들은 이미 여러 곳에서 작동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몇몇 주에서는 주지사를 소환하여 재신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대통령까지 소환한다. 스위스, 일본, 미국, 독일 등지에서는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하고 통과된 법률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투표에 부쳐 재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두고 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주민투표제도도 행정권력의 독단을 견제하기 위한 국민발의제의 일환이다. 대의제의 바깥은 이미 존재하며, 수많은 가능성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 국회를 탄핵하는 법

지금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굴러가는 고삐 풀린 국회에 대한 탄핵'이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무효' 결정만을 촉구하거나 총선을 통한 심판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일상적으로 국회를 통제하고 탄핵할 수 있는 정치적 권리를 제도화시켜야 한다. 주민과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던진 채 핵폐기장 부지를 기습 신청했던 군수에 대한 소환운동을 벌이고 주민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하고 있는 부안의 사례는 직접민주주의의 힘과 가능성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설령 '촛불'의 힘으로 탄핵이 무효화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은 아직 승리한 것이 아니다. 진정한 주권자는 우리가 아니라 여전히 그들이기 때문이다.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의제의 도입을 주장하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정치적 권리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그럼으로써만 우리는 진정 주권자가 될 수 있다.

* 한겨레신문 '왜냐면'에 투고 예정글입니다
 
고니 야 이렇게 만나는군요. 누나 잘 지내셨는지요? 제가 누군지 궁금하시겠지만 그냥 과 후배라고 해두지요^^ 저 외에도 몇몇 과 후배가 여기 자주 들락거린다는 말씀 또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소환 국민발안제에 대해 구체적인 상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컨데 얼마 이상의 의견으로 어떤식으로 소환하고 발의 한다는 것 말이죠. 03/22 01:20
김재훈 매우 중요한 지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것인가 민주노총과 뜻있는 사회단체와 함께하면 더좋지 않을까요? 03/23 08:47
배경내 고니님~ 누구신지 무척 궁금하네요. ㅎㅎㅎ
재훈님. 그래요.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더 고민해 보고 있습니다. 함께 하실 거죠?
03/24 00:35
고니 배경내/이 곳에는 94,95,96 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03/25 00:18
절망 소론 : 진정 주권자는 불가능 함
왜냐면 : 적어도 괜찮은 개인주의 국민들이 있을때나 가능한얘기
민노당의원 소환해 파면해버리는건 돈만있으면 죽먹기
대안 : 사람들아 더더더 개인주의자가 되봐여~
칡뿌리를 씹어도 꼭꼭 씹어야 참맛을 알어 우린 꼭꼭씹는
식사시간을 소홀하지 말자구~ 오랫동안 꼭꼭 씹어 그래서
난 당분간 절망이야
03/2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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