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라이브폴에 항목에 불만있음
시민k
221 3340  /  2208
2004년 03월 31일 12시 46분 22초
- 53
이 사이트의 라이브폴(여론조사)는 이런 항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
건전보수 확립
수구척결/개혁지지
진보정당 의회진출
보이코트/직접정치
난 다 싫어
---------------------------

나름대로 고민을 거쳐 나온 것이겠지만 좀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있습니다.

[보이코트/직접정치]라는 항목이 그렇습니다.

최근 직접민주주의의 요소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크고, 이 게시판에도 여러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는 '보이코트'를 요구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의회로 '제한되지 않는' 민중의 정치개입을 위한 공간을 열어가자는 의미로 보입니다. 의회 정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의미, 따라서 "진보정당의회진출"과 상반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하는 항목으로 사용되고는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에는 진보정당의 의회진출도 필요하다고 보지만, 직접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함에 요구쪽지를 넣자는 등의 제안에도 동감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도, 의회 진출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허황된 믿음 때문이 아니라, 진보정당이 제도화된 의회 정치 안으로 사회운동의 쟁점들을 끌어들이고, 민중의 요구를 국가장치 안에서 단락 시키면서, 그 지배정치의 모순을 작동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회 진출의 주체들이 '집권' 어쩌구 망상을 하더라도 물질적인 조건이 그러하다는 겁니다. 물론 진보정당 안에서 그러한 지향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고, 점점 더 노골화되겠지만 그것은 남아공anc나 브라질pt 처럼 스스로가 신자유주의 세력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남한에서는 그 역할을 이미 열우당 등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이 선점한 상태입니다. 남한의 진보정당도 의회를 통한 '집권'을 바라는 순간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으로 변신을 요구받을 것이고,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의 내적 모순에 의해서 분할 되겠죠. 하지만 그것은 당장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잠깐씩 드러나는 그 모순이 작동할 정도로 성숙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후자(직접민주주의)의 요구도 노동자 민중이 정치적 발언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더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진보정당의 의회진출과 '직접정치'라고 표현된 직접민주주의의 요구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민중의 정치적 행동을 위한 공간들을 더 확보해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코트=직접정치의 맥락에서 직접민주주의 요구들을 바라볼 때는 전혀 다른 구도가 형성됩니다. 부르조아 의회 일반에 대한 부정, 의회정치 개입에 반대편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상상되는 '직접정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구도는 극좌적이거나 무정부주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맥락은 현재 활발하게 제기되는 직접민주주의의 요구들이 위치하는 장소를 잘 못 지정하는 것입니다.(혹은 다수의 직접민주주의 제기자들이 제기하는 맥락과는 다릅니다.)

이런 점에서 이 사이트의 라이브폴 항목을 보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모든 설문조사가 단순화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지만 이번 항목은 제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표시할 공간이 부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난 다 싫어"에 표시하기도 더 짜증나는 일입니다.

  
시민k
2004.03.31 3340/0
another22
2004.03.31 2885/0
쓰기 목록 추천 수정 답글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