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민중탄핵' 슬로건에 대한 의문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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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23일 13시 45분 1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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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대중의 분노는 탄핵국면 이전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탄핵 정세에서 그것은 특정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 대중의 불만은 이중적이다. 신자유주의 개혁이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를 파괴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대중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탄핵사태 속에서 대중들은 이러한 민주주의의 파괴를 두 눈으로 확인했고, 이것이 이미 존재하는 신자유주의 개혁의 파괴적 영향에 대한 불만과 결합했다.

- 문제는 이것이 열우당 등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에 동원된다는 점. 대중들은 자신의 분노의 이유에 대해서 지배세력이 짜놓은 판-상징들의 체계- 속에서 인식할 수 있을 뿐이고, 그 판 속에서 열우당이 답으로 주어져있다. 그러나 이 상징들의 체계는 매우 취약하다. (총선까지 한달 정도 겨우 지속되어갈 수 있을 뿐이다)

- '탄핵반대'는 대중의 이중의 불만을 열우당 지지로 번역하는 하나의 '상징'이다. 따라서 이 상징은 파괴되어야하지만, 상징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직접 부딪혀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모순을 작동시켜야한다. 대중이 스스로 사고하고, 그 상징의 모순을 인식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

- '민중탄핵'을 지금 이 시기에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탄핵정국' 속에서 부르조아 정치의 위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 이 정세는 '탄핵'이라는 정치적 계기로 촉발된 대중의 분노가 만들어가고 있다.(대중들은 '탄핵'으로 촉발된 분노가 '탄핵 자체' 때문이라고 믿는다.)

- 그런데 '탄핵'에 대한 대중의 분노로 조성된 부르조아 정치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다시 민중"탄핵"을 주장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것은 대중이 스스로의 분노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면서 "탄핵반대"라는 상징의 모순을 작동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대중의 상징에 직접 충돌한다.

- '민중탄핵'은 입장의 선명성을 통해 민중운동 내 논쟁을 불러올 수는 있을 지 모르지만 대중의 모순에 작동할 수 있는 슬로건은 아니다. 따라서 새로운 한시적 연대기구가 운동진영 내 논쟁만을 목표로 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대중들이 역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정세에 개입하려고 하는 의도라면 '민중탄핵' 슬로건은 매우 부적절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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