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광화문 인파는 누구를 위한 물결인가
안윤길 (노동자 시인) 읽음: 4626
작성일: 2004년03월16일 15시44분43초
오래전, 정확히 말해서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파업투쟁이 생각난다. 그 뜨거웠던 여름, 아스팔트를 달군 치열했던 파업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당시 김광식 집행부는 정리해고를 받아들였고 그때, 중재위원으로 내려와 있던 노무현의 표정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볼을 푸들푸들 떨면서 "이제 한국의 노동운동은 노선을 바꿔야 한다."고.

나는 그 장면이 너무도 섬뜩했기에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의 그 얼굴표정이 내게는, 이제 한국의 노동운동은 전투적, 계급적 운동에서 자본주의를 수용하고 국민적 화합적 노동운동으로 바꿔야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너무도 섬뜩했다. 그런데 그 노무현이 대통령까지 되자 더욱 찜찜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이후로 민주노총의 주도세력인 한국의 대공장 노조들은 이기주의, 조합주의로 흐르면서 관료화되어 오늘날 대공장의 현장은 철저히 망가져 계급적인 정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뿐인가. 대공장의 영향은 결국 중소공장 나아가 전국에 확산되어 정리해고가 판치더니, 결국은 대량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말았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것이 한국자본주의의 생리인가. 더러운 초국적자본, 미제국주의엔 꼼짝 못하는 비굴한 인간들이 애꿎은 노동자 민중에겐 철저히 악랄하고 착취적이다. 그 착취에 눈이 뒤집힌 자본가와 노무현정권의 횡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분신정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다신 뒤돌아보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한 한해다. 배달호에서 이현중, 이해남, 농민 이경해, 김주익, 이용석, 그리고 해를 넘겨 박일수까지 이어진 열사들의 행진 ! 이것이 누구의 작품인가?

비정규직으로는 너무나 힘에 겨워 못 살겠다고 부르짖는 노동자들 입에 해고 딱지를 처먹이고 정리해고에 저항하는 노동자들 입에다가 수십 억씩 가압류를 처넣은 주범은 누구인가? 견디다 못해 온몸에 신나를 뒤집어쓰고 분신하는 노동열사들의 행진 주범은 노무현정권이 아니던가? 누군가 표현했듯이 결국 조폭들의 나와바리 전쟁(탄핵정국)으로 이어지는가. 시방 광화문을 가득 메우는 인파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한 물결인가.

지금 미포만 울산대학교병원 영안실에는 박일수 열사가 싸늘하게 누워있다. 현중 재벌은 하청노동자들이 '비정규직도 인간이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크레인을 점거했다는 이유만으로 크레인에 오른 하청노동자 3명을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두들겨 패 '떡방티'를 만들어 놓았고 한 명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현중 재벌은 지난해 퇴사자라며 어용노조를 동원해 박일수 열사를 철저히 왜곡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분신대책위'는 어용노조와 협상을 하라며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

하청노동자 권익을 보장하라며 연일 각 정문을 돌며 집회를 하는 노동자들에게, 정치적 목적을 가진 불순세력이니 뭐니 하며 요란을 떨어댄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회사를 지키기 위한 '자원봉사단'이란 이름으로 구사대를 발족하여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해먹고 있다. 참으로 대단한 현중 자본이다.

박일수 열사는 이렇듯 죽어서도 하청노동자로 차별을 받으며 기막히게도 자본가 국회의원 만들기(?)에 이용당하고 있다. 싸늘한 영안실에 드러누워서 말이다. 우린 이토록 절박한데 무정하게도 이놈의 탄핵정국이란 놈은 우리에게서 관심조차 뺏어가고 있다.

이런 시기에 탄핵정국이라고 우리도 덩달아 광화문에 나가 춤을 춰야하는가? 오늘날 노동자민중의 참담한 현실을 양산한 주범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단지 노무현정권이고 또 노무현을 탄핵한 한-민-연을 비롯한 자본세력들 뿐인가. 그럼 우린 그동안 뭘 했던가. 오늘의 이 정국에 굳이 책임론을 펼친다면 우리는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 노파심은 광화문의 저 인파의 물결이 결국은 아직도 집권장악을 못한 노무현의 집권을 더욱 굳혀주고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의석 장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모인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단지 나는 저 광화문의 인파의 물결이 이 해괴한 세상, '친노세력', '반노세력' 가릴 것 없이 싹 쓸어 엎어버리는 물결이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렇게 만들어가야 한다.

 
^^;(답변했던 사람입니다) 죄송합니다. 잘못 읽어서... ^^;

글쎄... 근데 그다지 빗나간 답변도 아닌 것 같은데요...

'노동자 민중에 의한 탄핵'이라는 건 비유적인 얘기일 수 있지요. 현행법에서는 국민이 직접 탄핵할 수 있는 권리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뭐, 혁명적 상황이 되면 모르겠지만, 말씀대로 현실이 그런 것 같지는 않고요. ^^;

예를 들어, 총선도 노정권에 대한 심판(노동자 민중에 의한 탄핵)의 계기가 될 수 있지요. 만약 진보정당이 수십석 수백석 차지한다면, 그거야말로 노무현 대통령이든, 한나라당 대통령이든, 뜨끔할 일 아니겠습니까?

한마디로 저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가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가 비현실적이라고 말씀하기는 거라면.... 하하... ^^;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되뇌며 한 수십년 기다리다 보면, 저절로 정치세력화 될까요? 저는 지금부터 제대로 하지 않으면, 미래는 더욱 전망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풍길 님의 모든 말씀의 근거는... 노무현은 한나라당과 다른 개혁 세력이라는 판단에 근거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글쎄요... 저도 그래도 노무현 당선 전에는 좀 그렇게 생각했더랍니다. ^^; 노무현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노무현하고 정몽준하고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발표할 때, 손에 땀을 쥐며 중계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말았고요... 대통령 선거 때도 기뻤더랍니다.
지금도 한나라당 지지자하고 얘기 나눌 때면(꼴통 말고 그런 인간들하곤 어차피 말이 안통하니까, 적어도 합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보수주의자), 노무현 편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으으... 도무지 편들어 줄 말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ㅠㅠ

도대체 노무현이 개혁 시도의 흉내라도 낸 게 있어야 말이죠. 개혁을 하고는 싶은데 수구 때문에 발목 붙잡혀 개혁을 못하고 있는 거라고요?
수구세력이 발목을 잡아서, 이라크 파병을 하게 된 걸까요? 수구세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폐기장 건설하려고 한 걸까요?(그걸 저지한 거야말로 부안민중의 세력화 아니었습니까. 님은 그게 현실적이라고 예상하셨더랬나요?) 수구세력이 FTA를 통과시킨 건가요? 수구세력 때문에 노동자들을 죽이는 손배가압류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까? 수구세력 때문에 비정규직이 신음하고 있습니까?(아니, 이건 노무현 왈 수구세력 탓이 아니라 '노동귀족' 탓이라고 했죠. 쩝...)

뭐... 노무현의 보수성에 대해선 다 아신다고 하셔서 이런 얘긴 않으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노무현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노무현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노사모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이 낫다'고 생각하여 지지하고 있는 님과 같은 분들 때문이 아닌가 하는 거지요.

즉, 저는 노무현을 그렇게 만든 건, 수구 세력이 아니라, 노사모와 개혁(?)세력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현실적인 얘기는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라고 말씀드린 거였고요.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는, 의석확보일 수도 있고, 거리의 압력일 수도 있죠. 부안이 가장 잘 증명하지 않았습니까?

노무현의 보수성에 대한 책임이... 사실 노무현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소풍길님 스스로에게 있는 게 아닌가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03/16 17:15
미친놈 이념에 사로잡힌 미친넘 ....
결국 저 죽을짓 하면서 뭐시 그리 입방정인지
광화문에 와면 말도하고 주장도 할 수 있는데
광화문투쟁이 당신이 말하는 자본가들의 투쟁이요?
03/16 18:10
눈팅하다 한소리 광화문의 주체는 대중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판이 흘러가는 꼴이..누구누구를 위한 판으로 되어 가고 있지 않소.
광화문에 모인 많은 대중들도 그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보오.
하기에 그러한 흐름을 경계하고 마냥 탄핵 반대 민주 수호 외칠것이 아니라
현재 정치적 힘의 흐름을 잘 살피고 노무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보오,..
03/19 12:45
'미친놈'에게 당신은 꽤 단세포적이군요. 당신은 많은 머리수들이 지지하면 항상 옳다고 생각합니까? 당신 주장대로라면, 다수의 사회구성원이 노예제를 지지하는 노예제 사회는 올바른 것이겠구료. 의견의 보편성이 그 의견의 타당성을 보장해 주지는 못하오. 그건 어떤 현실논리로도 부정되어선 안 되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대중의 자발적 참여'가 대중들이 미처 의도하지 않은 정치적 효과(가령, 현 정세에서의 열우당 지지율의 급상승)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당신은 보지 못하고 있소이다.
03/19 15:05
희망 앞을 보지 못하면 현재를 오판하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대중과 다수가 문제가 아니라 현명하고 냉철한 지도자의 몫이 크기에 우린 그런 지도자를 원할뿐이다....내가 모두 대통령이 될 자격이라면 이런 혼란도 없을터인데..몇 천만의 머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현명한 대통령을 원하길래..우리는 고민하는 것이다..지금 없다하더라도 희망이 보이는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다..미래의 비젼이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시대이다. 한시라도 늦춤이 있다면 우린 뒤처질 수 밖에 없다..그리고 우리들의 젊은 미래일꾼들에게 그 짐이 돌아간다. 국민앞에 권위있고 당당하고 외세에 당당한 나라의 대표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선택할 몫인 것이다. 뽑아 놓았다고 다 채워야 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원칙이 흔들리는게 아니라 원칙을 근거로 한 우리의 삶의 터전을 가꿀 뿐이다. 한 세대의 지도자는 시간이 흐르면 가고 다음에 누군가 나오는 법이다. 꼭 그가 아니라도 최적격자를 원하는 것은 국민들의 바람이다. 목소리는 다양하다. 네가 옳은것도 내가 옳은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린 쇠퇴하지 않는 개개인의 삶을 최대한 영위하기 바랄뿐이다. 자살도, 도피도 없는 희망의 시대를 꿈꾸며....그 길로 가야 될 명분을 찾고 있는 것이다. 03/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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