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재밌는 뉴스가 몇가지 있었다.
첫번째 고건 권한대행의 공사 졸업식 참석이 그것이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경례를 받는 각이 딱 나오는게 거의 군바리 출신 대통령 못지 않더라. 국군통수권자에 대한 예우를 상징하는 예포 21발은 이상없이 발사되었음.
둘째 고건 권한대행이 최초로 인사권을 행사했다.국가보훈처 차장, 외교안보연구원장을 임명했다. 둘 다 차관급, 정무직 인사.
셋째, 촛불시위에 대한 허성관 행자부 장관의 문화행사 명목으로 진행시 용인 방침 발언이 있은지 하루 만에 경찰청에서 새로 개정된 집시법에 맞춰 불허방침및 주최자 사법조치 선언.
이 세가지 뉴스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먼저 노무현 권력에 대한 보수관료층의 반발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하는 건 오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한나라당에서부터 한겨레까지 한 입을 모아서 말하는 '한국사회의 시스템은 잘 돌아간다' 는 점. 하긴 아웅산에서 관료들이 떼죽음을 당했을때라던지 휴일 오후에 이웅평의 미그기가 날아오던 때하고 지금은 많이 달라진게 분명하다. 90년대를 경과하며 분명히 남한 체제는 안정화되었다. 꺼떡하면 '북괴는 경거망동하지 마라' 라는 성명을 발표하던 국방부는 데프콘이나 워치콘 상황에 대해 격상을 할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고 주가는 원상 회복을 했고 동해안에 미국 항모가 재배치 될 조짐도 없다.
아 드디어 살기 좋은, 예측 가능한 사회가 도래한 것인가? 탄핵정국으로 드디어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확인하게 된 것이란 말인가? 정말 너무 기뻐서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 아닐 수 없다.
촛불시위 불허 방침에 대한 경찰청의 입장 이면을 잠깐 보도록 하자.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 조차 경악 할 정도로 개악 되버린 집시법(이 개정 집시법의 발의자는 누구일까? 정형근? 김용갑? 땡. 이른바 참여정부 행정자치부이다. 경찰의 초안으로 행자부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알다시피 이럴땐 여야가 정말 힘을 잘 합친다. 경위들에게 붙들려 나가며 울던 유시민도, 쿠테타를 막자고 외치던 이부영도, 파병 되면 국회의원 사퇴한다는 말을 기억이나 하는지 궁금한 임종석도 개악 집시법에 대해선...)이 중심에 있는게다.
개악 집시법은 야간집회-도로이용-외교시설인근 집회금지 원칙을 핵심에 두고 있으며 3월 초 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미 민주노총 등 수백개 민중사회단체는 이 개악 집시법에 대한 불복종을 천명한 바가 있다. 따라서 이번 탄핵반대 촛불집회는 개악된 집시법을 일거에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당장 내일모레 20일로 다가온 이라크침략 1주년 전쟁반대 집회와 맞물릴 수 도 있고....
근데 돌아가는 꼴은 좀 다르다. 부자 몸 사라기에 들어간 정동영의 시위 자제론이 떨어지고 현행법 위반 여부 문제가 제기되자 이른바 촛불시위 주최측은 문화행사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이에 맞춰 행자부 장관의 문화행사 용인 발언이후 경찰청의 문화행사 불허 선언이 있은 후엔 더 몸을 사리고 있다.
뭐가 두려운걸까? 거리의 민주주의의 확대가? 현행법 위반이? 보수세력의 역공이? 열린 우리당 표떨어지는게?
나는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나가본적은 없지만 말릴 생각도 없다. 아니 오히려 민중들의 발언을 옹호한다. 단, 공권력의 통제는 차치하고 그들의 발언과 행동의 수위를 관리하려는 세력들에 대해선 경멸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아니 헌법에 의해, 합법적 절차로 이루어진 탄핵에 대해서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구원하자는 사람들이 헌법에서 새까맣게 아래에 있는 집시법, 그것도 개악된 집시법의 통제에 대해선 반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지? 제발 좀 갈켜도.
첨언: 아 어제 민주주의의 사활과 관련없는 사소한 뉴스도 몇가지 있더라. '탄핵 정국 틈타 이주노동자 단속 강화' 라던가 '박일수 분신 대책위-현중 하청노조 무너기 체포영장 발부'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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