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범국민행동연대에 촉구합니다 - 국민발의제와 국민소환제를 제안하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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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16일 04시 00분 2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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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무효! 촛불을 든 국민들의 염원은 결코 여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으로 시작된 촛불 행렬, 제국주의의 탐욕 그것을 위한 살육행위에 저항하던 촛불, 우리 국민들의 촛불은 그렇게 인간적이었고 그래서 자본과 권력의 횡포에 저항하는 아름다운 촛불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다시 촛불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파쇼에 버금가는 보수 우익의 횡포에 치를 떨며, 군사 독재의 만행이 세습되는 현실에 개탄하며 다시 촛불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촛불은 노무현을 다시 옹립하고 열린 우리당의 탄탄행로에 몸을 살라 희생할 그런 촛불이 결코 아닙니다.

맞습니다, 크나큰 분노에서 시작했습니다. 암울한 시대를 겪고, 87년을 겪고, 배신을 경험하고 실망을 거듭하고 이제는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분노에서 시작했습니다. 파쇼정권이 물러가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개혁을 외치는 자가 더 큰 폭정을 일삼는 정치에 대한 신물나는 증오, 여기에서 시작했습니다. 야당도 믿어봤고, 군웅할거 지역주의에 의탁도 해보고, 개혁세력에 기대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살기는 더 힘들어지고, 경쟁은 심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커지기만 합니다. 개혁을 앞세운 노무현 정부는 효순이 미선이도 버리고, 미제국주의 전쟁의 더러운 설거지에 앞서 나서고, 농민과 노동자를 삶의 뒤안길로 내몰면서 13개월을 보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노무현이나 열린 우리당의 개혁을 믿지도, 신뢰하지도 않습니다.

나쁜 피의 더러운 세습! 3월 12일은 바로 그것일 뿐이었습니다. 더러운 유전자가 여전히 피를 흩뿌려대는 현실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우리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탄핵 무효 탄핵 반대를 기꺼이 외쳤습니다. 그러나 탄핵을 거부하는 국민들의 염원은 억울하게도 노무현을 옹립하고, 열린 우리당을 지지하는 의도된 연출 속에 묻혀버리고 있습니다. 타고난 정치가들의 동물적 기획은 국민들의 열망을 이용하려고만 합니다. 똥 묻고 겨 묻은 개들의 싸움에, 앙숙이 된 사촌지간의 권력쟁탈전에 국민의 분노를 기꺼이 거름 삼아 왕좌를 고수하고자 할 뿐입니다.

3월 12일 우리 모두는 당황해마지 않았습니다. 한민련의 어리석음을 몰랐고, 노무현과 열린 우리당의 교활함을 미처 몰랐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혼란은 한 순간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서둘러 탄핵규탄에 나선 흐름이 그것이고, 국민들의 분노의 진원을 이해하고 따라가지 못한 채 냉소로 일관한 흐름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혼란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면서 무언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는 이성의 목소리가 우리를 자책하게 합니다. 뜨거운 가슴, 차가운 머리로 우리는 무언가 잘못된 이 상황을 바로잡아 나가야 합니다.

3월 13일 550여 개 단체가 '탄핵 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을 만들었고, 국민들과 함께 지금 촛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크게 빠진 것이 있습니다. 탄핵 무효 부패 청산, 보수 우익과의 싸움에 노무현과 열린 우리당은 자꾸 빠지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 때문에, 전쟁 반대와 평화를 위해 국회와 광화문에서 함께 뒹굴고 함께 밤을 지새운 우리들입니다.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을 더럽히고, 전쟁에 스스로 나서는 노무현과 양의 탈을 쓴 개혁 세력에 결국 실망하고, 분노하던 우리들입니다. 탄핵을 했어도 우리 손으로 했어야 할 대통령, 집권당이었습니다. 탄핵의 법적 사유, 탄핵의 합법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탄핵을 받아야 할 대통령이었고, 국민의 분노로 응징해야 했을 집권당입니다. 단지 국민의 손으로 했어야 할 탄핵을 보수 우익 세력의 더러운 손이 감행했을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은 철저히 기만당하고 유린당한 것입니다.

한국사회의 나쁜 피, 더러운 보수우익 세력은 마땅히 사라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사라진 자리를 개혁을 빌미로 한 또 다른 나쁜 피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범국민행동은 더욱 신중하게 국민의 총의를 읽어야 합니다. 탄핵 무효를 바라는 국민적 대의를 제대로 읽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죽 쒀서 개주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야 합니까?

탄핵 무효 부패 청산이 아니라 보수 우익과 국민을 희생시키는 신자유주의 개혁 정부를 청산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수호는 탄핵 당한 대통령을 옹립하는 길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에서 시작됩니다. 이것이 국민의 총의를 받드는 유일한 길입니다. 탄핵 무효는 노무현과 집권당의 철저한 반성이 있을 때만이 최소한이라도 유효합니다.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고, 민생을 파탄시키고 국민을 궁핍으로 내모는 즉각 구조조정을 중단하며, 가진 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개혁을 가장한 정책을 되돌리겠다는 약속이 있을 때만이 적어도 유효합니다. 부패청산과 민주주의 수호는 한국사회의 보수우익을 역사의 가장자리로 몰아내고 다시는 회생할 수 없도록 철저히 심판하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습니다. 나아가 우리는 국민의 직접정치를 선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국민의 직접 정치의 길은 선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숱한 시행착오 속에서 비로소 피어날 소중한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작은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대의 정치의 현실을 지금 바로 넘어설 수 없다면 적어도 그 국회라는 대의제를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틀을 짜볼 수 있습니다. 국민발의제와 국민소환제는 국민이 직접 법을 만들고 집행할 수 없는 현실에서 왜곡된 정치를 심판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갖게 합니다. 충분한 한 걸음은 아니라도 작은 한 걸음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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