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시민의신문] 탄핵정국 무임승차 열린우리당 '개혁정당'맞나? (2004.3.26.)
펌
200 3177  /  1918
2004년 03월 28일 12시 13분 35초
- 44
탄핵정국 무임승차 열린우리당 '개혁정당'맞나?
반개혁 정치인,공천잡음,정책실종,개혁진보 상실
민주수호 촛불항쟁 일군 시민들, 냉철한 평가 잣대 필요



작성날짜: 2004/03/26
이준희/박신용철기자

"유권자 정치혁명에 민주당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지난 2002년 12월 19일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자축하던 민주당 인사들에게 쏟아진 질타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예측불허의 접전 속에 노 후보가 승리했지만 대선 캠프 핵심인사들, 노사모 등 이른바 '친노세력'들은 삼페인 뒤에서 반개혁적인 민주당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15개여 월이 지난 지금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똑같은 비판이 열린우리당에게 부메랑이 되어 꽂히고 있다.

원내진입이 유력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은 최근 TV토론회에서 "열린우리당은 한 일도 없이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데 길가다 지갑 주웠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라며 우리당을 비꼬았다. 탄핵에 분노해 지지정당을 바꾸거나 부동표에서 우리당 지지로 돌아선 유권자들 덕분에 우리당이 아무 한 일도 없이 무임승차해 거대 여당(?)이 될 가능성을 풍자한 대목이다.

지난 12일 탄핵 정국 이전에 한나라당.민주당과의 총선 경쟁에 뒤지던 우리당은 탄핵 가결 뒤에 지지도가 급상승해 지난 24일 현재 SBS-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 전국 34곳 중 29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탄핵 후폭풍으로 한나라당.민주당이 지지도가 급락한 반면 우리당은 지지도가 폭등한 것. 이런 추세가 4.15 총선까지 이어지면 제1당 여당이 탄생할 수 있다.

실리 택한 '사퇴철회'

사태가 이쯤되자, 이라크 전투병 추가 파병, 부안 핵폐기장 찬성, 한-칠레 FTA 통과 등 큰 국정 현안에서 한나라당과 비슷한 입장을 보여온 우리당의 무소신과 개혁성 퇴보에 대해 경계와 비판의 목소리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비판의 물줄기는 먼저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의 낙하산 공천, 탈락한 후보들의 집단 반발, 선거법 위반 같은 문제 후보 공천 등 공천 잡음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이인제 자민련 의원의 대항마로 논산·금산·계룡 지역구에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중앙당의 전략지역 선정으로 경선이 가로막힌 박해전 인터넷신문 참말로 대표는 열우당의 당내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그는 "중앙당의 양승숙 후보 낙하산 공천으로 국민 경선이 원천 봉쇄됐다"며 "지역에서 보면 구태정치의 모습을 당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후보조정을 요구하겠지만 좌절되면 노 대통령과 한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촛불 대열에 온 힘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청와대 출신 후보의 선거법 위반으로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음에도 중앙당은 비리.선거법 위반 등 반개혁적 후보자 공천을 강행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 같은 일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공천 탈락 후보들, 개혁당 출신의 당원들, 천정배 의원 등이 지적한 당내 민주주의의 미성숙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을 통해 “당 지지도가 급등하면서 총선 후보 공천에 있어 스스로 제시한 공천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입으로만 개혁, 무늬만 민주'를 표방하며 유권자를 기만하지 말고, 여당으로의 책임을 다해 정치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탄핵 가결 때 국회에서 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했다가 총선을 앞두고 사퇴의사를 철회한 우리당의 행태 역시 질타를 받고 있다. 시민사회, 진보정당, 네티즌 등 우리당을 향한 국민 여론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들 가운데 환경단체의 반발이 드세다. 새만금과 부안 핵폐기장을 강행한 단체장으로 지목받는 강현욱 전북지사, 1천만평의 위락시설 건설을 추진중인 박태영 전남지사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우리당 입당을 목전에 두자, 환경단체들은 비난의 화살을 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 우리당 앞에서 강현욱, 박태영 도지사를 입당시킨 우리당의 반환경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

이 자리에 참석한 양이원영 반핵국민행동 사무국장은 “우리당은 착각하고 있다. 광화문 10만 인파가 탄핵반대를 외친다고 해 우리당을 지지하는 줄 아느냐”며 “철새정치인, 환경을 파괴하는 박태영, 강현욱 도지사를 받아들이며 말로만 희망, 무늬만 개혁인 총선에 눈먼 우리당은 각성하라”고 말했다.

조한희 전남환경연합 사무처장도 “최근 우리당의 행태를 보면 탄핵을 가결한 야당을 규탄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부패비리 반환경 박태영 도지사의 입당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적격 '철새둥지'로 전락

우리당이 한나라당 박승국 의원을 영입키로 하자, 민주노동당은 지난 25일 ‘열린우리당 잡탕정당 돼가나’라는 논평을 내어 우리당을 쏘아붙였다. 김종철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우리당의 과거불문 영입행태가 점점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색깔론을 동원해 햇볕정책을 비난하고 반민주적 입법활동을 서슴지 않았던 박승국 의원 입당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조롱했다.

FTA, 전투병 파병, 비정규직 문제 등에 있어서도 보수성을 보인 우리당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농, 한농연 등 6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 강민수 사무국장은 "우리당에 대한 국민지지는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우리당이 정치를 잘해서가 아니라 탄핵을 주도한 한·민당에 대한 반사이익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강 국장은 "농민연대는 한·칠레FTA를 찬성한 후보를 상대로 낙선운동을 벌일 생각이며 이를 주도한 것이 우리당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태호(참여연대 정책실장) 파병반대 국민행동 상황실장은 "열우당은 파병반대-비전투병파병-정부안 수용 등 수차례 당론을 바꿔가면서 이라크 파병을 추진해왔고 지금에 와서는 예상지역 이외의 지역으로 파병을 추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에게 열린당이라기보다 여론에 닫힌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철군움직임이 일고 있고 처음 국회에서 논의했던 때와 매우 다른 상황이 전개되는데도 우리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파병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파병반대 국민행동은 우리당과의 면담 등을 통해 파병철회를 요구하겠다”고 파병강행에 찬성한 우리당을 비판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우리당은 현 정부에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데 전폭적으로 동의해 노동자들에게 고통만 가중시킨 당"이라며 "우리당은 절대 개혁적이지 않다.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선거승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앞을 가득 메운 탄핵무효 민주수호 시민의 촛불 바다. 양계탁 기자


인터넷에서는 지난 3월 12일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국민의 반발로 지지도가 급상승한 열린우리당이 초심으로 돌아가 개혁성을 복원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버섯돌이 블루스' 운영자는 "강현욱·박태영·우근민 입당, 의원직 사퇴 철회 등 지금 열린우리당은 그렇게 혐오하던 철새들의 군락지를 연상케 한다"며 "심각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지 않고 계속 그렇게 한다면 많은 국민이 열린우리당을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성 아닌 이성적 선택을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을 촉구하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인터넷참여연대(www.peoplepower21.org)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이장우씨는 “탄핵 전 30%를 밑돌든 지지율이 탄핵 후 높아졌으니 (우리당이)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데 무엇으로 평가했는지 모를 일”이라며 “국민의 지지가 이성에 의한 냉철한 정책판단과 능력에 의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군중심리와 사회분위기에 좌우된다는 심증을 뒷받침한다”고 유권자들의 이성 회복을 촉구했다.

이준희·박신용철 기자 psyc@ngotimes.net



  
쓰기 목록 추천 수정 답글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