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또다시 등장하는 ‘비판적 지지’를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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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15일 23시 34분 3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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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등장하는 ‘비판적 지지’를 경계하며

김대중 정권이 노동자 민중의 노동권 생존권을 훼손하고(대량해고 불안정
노동 양산, 임금억제), 부채를 사회화(초민족적 은행의 원리금의 온전한
상환, 금융기관 예금자의 예금 전액 보장하기 위한 막대한 공적자금 투여)
하여 IMF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폭동이 일
어나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려 하긴 했지만(이것은
민주노총 일부 세력 및 시민단체들의 김대중 정권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
의 근거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투기자본을 포함한 모든 자본의
이동의 완전한 자유화, 일부 공기업(여기서의 소유제한도 거의 없어지고
있지만)을 제외한 모든 기업에 대한 완전한 소유 허용, 외환의 거의 전면
적인 자유화, 투자협정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한 초민족적 자본(곡물메이
저, 금융자본 포함)의 소유권의 완전한 보장이 경제위기 극복의 길이었
다. 금융화․세계화(=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가속화하는 것이 경제위기
극복책이었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도 이러한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앞으로
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대기업 노동자들의 고용의 경직성
을 거론하였고 최근에는 일자리협약을 위해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을 동
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한일자유협정을 체결
하려 하고 있고 WTO 쌀협상에도 참여하여 쌀의 관세화를 받아들이려 할 것
이다.

그런데 이런 김대중 노무현의 정책들은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했고
아니면 극복할 것인가? 노동자 민중의 노동권 생존권을 훼손하고 경제위기
를 극복하는 것이 어떤 것이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일단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보인다. 외환보유고가 IMF 위기 직전 300
억달러(당장 가용할 수 있는 외환은 한 때 40-50억 달러 정도인 때가 있기
도 했다)에서 1500억달러가 넘는다니 말이다. 그리고 IMF 전에는 순외채
가 600-700억불이었는데 현재는 순채권이 약 400-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
으니...그러나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대외채권(외환보유고는 이것의 일부임) - 대외채무 = 순채권 또는 순외
채’에는 주식투자 직접투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외채권 대외채무에
다가 주식투자 직접투자를 전부 포함한 ‘순국제투자대조표’(외국자본 전
체의 영향력을 볼 수 있다)를 보면 현재 순국제투자는 마이너스 1000억달
러 정도로 IMF 직전 마이너스 800-900억불보다 더 악화되었다. 그 이유는
외국자본이 직접투자 주식투자로 들어와 어마어마한 이윤과 수익을 올렸
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초민족적 금융자본은 98년부터 2003년까지 상장기
업 이외의 기업에서의 직접투자를 빼고 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에서만 90조
정도의 평가이익을 얻었다(국부유출!). 많이 들어온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과 이들이 얻은 막대한 수익이 더해져 외국자본이 상장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기준으로 42%(주요 세계 국가 중 최고치)나 차지하고 있다. 포
항제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주요기업들은 50% 이상이다.
남미 개도국에서 일어난 ‘외채의 주식으로의 전환’이 한국에서도 일어
난 것이다. 즉 한국은 ‘신흥시장’, 즉 초국적 자본이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롭게 등장한 (금융투기)시장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한국은
초민족적 자본에 팔려나가고 있다.
많은 외환보유고는 낮은 임금에 뼈빠지게 일해 밀어내기 수출을 해 벌어들
인 달러가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주식투자 직접투자를 위해 들어온 달러
도 포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환위기는 극복된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잠재해 있
는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된 것에 대해 외자유치를 일제히 부르짖던 부르주아들
도 요즈음은 은근히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외환위
기가 극복되었다고 자랑하는 지배세력은 거의 없다. 오히려 ‘외국인 주
도 장세’, ‘증시상승 빛 좋은 개살구’, ‘증시상승 이득 외국인에게만
돌아가’,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등의 기사제목을 지배
언론에서마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업자득이라 이들은 누구에
게 탓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일제히 외자유치를 소리 높여 합창을 했으
니까.

초민족적 자본의 한국경제 지배는 국부유출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
도한 배당, 극심한 구조조정, 그린메일(경영권 위협을 통해 사들인 주식
을 비싸게 되파는 행위), 막대한 현금보유에도 불구한 미진한 투자 등도
다 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재벌개혁 또는 기업지배구조개선
을 통해 외국인 기관투자가는 경영권을 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재벌체제’도 초민족적 자본의 이익을 대변할 뿐인 ‘재벌개혁’(참여연
대가 적극적이다)도 우리의 선택지는 아니다.

위기를 극복했다면 경제성장이 6-7%는 되어야 할텐데 이도 신통치 않다.
99년 2000년의 IT 거품으로 인한 10% 내외의 성장이 있었지만 이는 전통산
업에서의 과잉축적에 IT 분야에서의 또 다른 과잉축적을 추가했다. 한편
대선 때 노무현은 7% 경제성장 달성을 호언했는데 2003년 경제성장률은
2.9%에 머물렀다. 아직 8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과잉축적-이윤율 저하라
는 위기가 극복되지 않은 것이다. 차라리 현재의 (한국)자본주의의 구조
적 위기를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그 자체에 대한 침해를 하지 않고 어떤 그
럴싸한 정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해야
겠다. 3 차례나 계속되고 있는 남미의 외환 외채 위기 속에서 진행된 ‘잃
어버린 10년’ 아니 ‘잃어버린 20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일국
적 세계적 부익부 빈익빈 등을 보라. 그리고 제3세계의 만연한 빈곤, 착취
와 배제, 빈발하는 미국 주도의 전쟁 등을 보라. 현재의 (한국)자본주의
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초민족적 자본 및 재벌의 사
회화와 노동자통제라는 노동자 민중적 길이 있을 뿐이다.

소수당으로 출발한 노무현은 검찰에 의지해 정치(지역주의 타파, 깨끗한
정치, 탈권위주의)를 해오다 국회다수당의 야심을 키워왔다. 이 야심은 최
근 대선자금 수사와 정동영을 대표로 한(지역주의 정치의 부분적 활용) 열
린우리당의 창당를 통해 어느 정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초조해졌다. 수많은 국회의원직이 날아갈 판이었다.
국회의원이 되느냐 마느냐는 이들 국회의원들로서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이다. 판돈으로 생명이 걸린 것이다. 어떤 구실이라도 찾아야 할 판에 노
무현이 간간히 실수를 해 준다. 물고늘어질 수밖에. 노무현도 지지 않는
다. 판돈을 늘려 도박을 건다. ‘대선자금 1/10’에서 보여지는 약간의 도
덕적(?) 우위를 무기로.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노동자 민중진영은 어떤 처신을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누구
는 선하고 누구는 악해서, 누구는 더 합법적 민주적 친민중적이고 누구는
덜 합법적 덜 민주적 반민중적이라는 근거로 노동자 민중 진영이 어느 일
방을 편들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거칠게 말해서 경제적으로는 최
병렬이나 노무현이나 신자유주의로 똑같고, 정치적으로 노무현이 자유주의
적이고 최병렬이 보수적이니까, 그리고 노무현이 ‘부당하게’ 탄핵을 당
했으니까 ‘탄핵 철회’ ‘우익 쿠데타 비판’ 등의 요구를 들고 결과적으
로 노무현을 지지 엄호하는 운동을 하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이번 사태는 부르주아 내부의 4.15 총선을 향한 올
인, 극한의 게임일 뿐이다. 지금의 형세를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무
현이 충분히 예상한 무기를 들고 나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도하게 추
측해 본다면 노무현이 쳐 놓은 그물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걸려들었다고
까지 할 수도 있겠다.
‘하야 요구’, ‘총선 연기’, ‘내각제 개헌’ 등 또 다른 전투가 계속
될 가능성이 없진 않겠지만 노무현이나 열린우리당 노사모(서프라이즈를
보라)들은 한나라당 민주당이 꺼낼지도 모를 이런 사안들에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예기치 않은 변수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노
무현은 대체로 사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노무
현에겐 KBS, MBC, 한겨레신문, 노사모들, 시민단체들, 동정심에서 열린우
리당을 더 지지하는 순진한 상당수의 국민들이 뒤에 있다. 노동자 민중진
영까지 가세할 필요는 없다. 아니 노동자 민중 진영은 가세해서는 안된
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금융세계화로의 통합의 심
화로 우리는 충분히 고통을 겪지 않았는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정
책에 협조하는 노무현의 파병결정은 이라크 민중의 학살에 동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쟁위협을 높이는 길이지 않은가! 최병렬의 정치적
보수주의와 경제적 신자유주의, 노무현의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신자
유주의에 대항하여 노동자 민중적 길을 올곧게 가야 한다.
이번에 노무현 지지자들(써프라이즈가 대표적이다)의 글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이번 대통령 탄핵까지 몰고 온 4.15 총선 올인에서 승리한다면 이
들은 어떤 정치를 펼치려고 할까? 미국의 침략전쟁에의 협조와 신자유주
의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심화 이외의 것을 예상하기 힘들다. 이들이 그리
는 정치의 상은 정확히 없었다. 지역주의 청산과 부패척결을 제외하면 그
저 노무현을 향한 컬트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 파병과 신자유주의 금융세
계화로의 편입 심화가 어떤 의미인지, 자신들이 지지한 대통령이 무슨일
을 했고 하고 있는지 도무지 모르는 무뇌아들이었다. 노동자 민중진영이
이들과 함께 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제까지의 파병과 신자유주의 반대 투
쟁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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