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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리포터] 민주노동당이 진보의 ‘전부’인가? - 김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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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4월 28일 20시 21분 1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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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이 진보의 ‘전부’인가?


민노당만이 진보라는 편견은 다른 진보 무참하게 학살하는 일

민주 노동당이 원내에 진출하면서 난리가 난 모양이다. 미디어들은 연일 민노당과 관련 기사들을 여러모로 상품화시켜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마치 연예인들의 신변잡담을 그럴듯하게 꾸며내어 독자들의 구미를 당겨내는 것처럼. 이 희생양이 된 게 최근의 노희찬 발언 사과 소동이리라. 연예인들이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멋대로 꾸며지는 것과 같이.

일단 그 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매체들이 민노당에 앞다투니 변화는 변화다. 그것도 급격한. 맑스의 역사 발전 5단계설이 맑스의 모든 것이라며 비판만 하던 낭만적 민중주의자인 김용옥도 민주노동당이 1당이 될 수도 있을 만큼 진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성숙했다고 열변을 토하는가 하면 손석춘도 앞으로 잘하면 다음 대선에서 진보 정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으리라고 보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약진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사람들 사이에서 민노당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부쩍 늘었고 그것은 희망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민노당이 진보의 대명사인지 모르겠다. 상대적이다. 한나라당이 수구인 것은 열린 우리당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민노당이 진보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한나라당과 열린 우리당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을 달리하면 민주노동당은 진보진영에서는 보수당, 우측에 불과하다. 진보진영에도 다양한 층위 내지는 스펙트럼이 있다. 그 가운데 민노당은 가장 온건한 쪽에 속할 뿐이다.



민노당을 바라볼 때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신들이 진보의 대명사라고 자처하는 것과 이것을 언론플레이하고 미디어들이 확대 재생산하는 꼴이다. 이는 보수당에 들어가 내가 과거에 진보주의자였소 하는 것과 상대적인 의미에서 동일하다. 민노당은 그동안 자신들이 가장 진보적이기 때문에 비판을 함부로 하는 행동을 보였다. 진정한 노동 운동을 자신들 만이 하고 진보 운동을 자신들만이 이끌어온 것처럼 말이다. 이런 의식이 노희찬 발언 사과소동을 일으킨원인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많다.


무엇보다 민노당의 언론 플레이 기법 중 하나인 진보 대표자 논법은 상대적으로 이전부터 존재해 왔던 진보 진영의 계파 분열을 끝없이 줄 달리게 했다. 이런 플레이라면 역사에 진보는 민노당 밖에 없었다고 될 모양이다.


이렇게 된다면 민주화 세력이 원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반독재 운동이 과거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세력의 공으로 모두 넘어가는 것처럼 진보 운동이 민노당이 모두 한 것처럼 수렴되는 모양새다.



민노당의 이중적인 모습 하나는 자신들이 정치인이 아니라 노동자 기층민중의 대변인이라고 한다.는 점이다. 민노당은 깨끗한 정당이다. 민노총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5만 여명의 회원들이 당비를 통해 운영되는 당이니 상대적으로 부패에서 자유롭다. 또한 기존에 정치권력에서 혹은 정책 결정 그룹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약점이 없으니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민노당이 어느 때보다 언론 플레이나 정치플레이, 이미지 플레이를 잘하고 있는 지를 안다. 기성 정치인을 능가하는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보았다. 심지어 해장국이나 자장면 배달 사건과 같은 정치 쇼도 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심하게 이야기 하면 이러한 플레이를 못하는 진보 진영도 많으며 이것을 못하여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하여 다른 진보 진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또한 어차피 민노당은 헤게모니 싸움을 하고 있는 정치 집단이다. 정치권력이란 나쁜의미가 아니다. 민노당은 정치 권력을 위해 움직이는 당임을 자인하고 정직해야 한다. 그래야 진보 독선에서 벗어난다. 진보 진영 내에서 많은 정치 투쟁을 벌이지 않았나. 마찬가지로 원내에서 민노당도 더욱 그렇다.


또한 민노당은 비판적 지지의 수혜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단 진보 진영의 원내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진보 지지자들은 진보 진영 중에 가장 확률이 높은 민노당을 찍은 것이다. 이것은 많이 보고 익숙한 현상이다. 다만 보수적 비판적 지지가 아니라 진보적 관점에서 지지 현상이다. 민주당이나 열린 우리당에게만 비판적 지지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민노당에게도 비판적 지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민노당이 내세웠던 진보정당이 50여 년 만에 들어가야 한다는 구호는 비판적 결집을 이루어내었다. 김대중이 정권교체라는 구호를 걸고 비판적 지지를 얻어냈듯이. 또한 다양한 세력을 결집해서 원내 진출을 이루어 내려 현실성이 없는 안을 정책이라고 내세운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민노당은 기성 정치 집단과 다르게 자신들의 권력욕만을 구하는 이들이 적다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민노당이 진보인지 의심스럽고 이는 보수당의 부산물이 아닌가하는 지적이 강하게 지적되어 왔다. 5만 여의 당원의 대부분이 노동조합원이기 때문에 계급적 환원론을 우려하는 경향도 강할 수밖에 없다. 진보는 계급적 관점에서만 진보도 아니다. 또한 탈산업주의 관점에서 보면 민노당 만큼 진보를 위장한 보수당이 없다. 산업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노당을 진보라고 하는 것은 그것의 한계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속 터질 일이다. 민노당의 계급 관점도 수정 주의라고 비판하는 측도 있고 민족이나 국제적 시각에서도 민노당의 시각은 진보 진영 한 쪽에서 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차피 민노당이 진보로 분류되는 것은 한나라당이나 열린 우리당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민노당 1당과 대선 승리가 과연 진정한 진보의 장악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그것은 환상이자 위험한 또 다른 정치 헤게모니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민노당만이 진보의 대표자라고 자임하는 것은 수많은 진보를 죽이는 것이다. 이 땅에는 수많은 진보 인사들과 진보 운동에 관련된 사람들의 피와 눈물이 배어 있다. 진보 운동에도 다양한 영역과 활동이 존재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민노당이 진보의 대표이거나 근원이라는 것은 또 다른 오만이다. 이렇게 다시 민노당의 1당과 대선승리를 위해 비판적 지지 내지는 진보의 획일화를 강요할 곳이 아닌 지 의심스럽다.


특히 미디어들은 민노당만이 진보라고 재생산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진정으로 진보를 원한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진보를 밝혀주기를 원하다면 다양한 진보 세력을 보아야 한다. 민노당이 그렇게 독선적으로 자임할수록 죽는 진보들 말이다.




무엇보다 민노당을 선택한 한국 자본주의는 새로운 수정주의를 요구하고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어떤 기형으로 탈바꿈하려는 것인지 우려 스럽다.


축하할 일이면서 서글픈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제 민노당은 욕을 먹을 일이 남아있고 때를 묻을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지지자들이 떠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더러운 흙탕물을 퍼내려면 흙탕물을 묻히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정치인들과 같이 자신들이 진보의 대명사라고 하거나 정치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이들이 아니라고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치적 전략상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정책이라고 우기는 것보다 더 심하게 욕을 먹을 일이다.


민노당만이 진보라는 편견과 호도를 뛰어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많은 사람들이 피와 눈물로 보낼 것인가를 생각한다며 다른 진보를 무참하게 학살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니리포터 김헌식 기자 /codesss@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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