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펌] 촛불시위에 대한 불만/쇼르쏘띠
국민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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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4월 06일 09시 54분 4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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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쇼르쏘띠

촛불시위에 대한 불만


1. 3/27 광화문에서 촛불이 꺼진 후, 그 촛불은 다시 명동성당에서 타오르기 시작했다. 촛불시위의 장소를 명동성당으로 옮긴 것이다. 나는 촛불시위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나는 '탄핵무효'를 외치며 촛불집회에 나가는 이들이 모두 노빠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이들의 진정성을 존중한다. 그런데 지난 4월 2일 촛불집회는 정말 아니었다.

집회경험이 부족한 일반시민들이었다면 모르겠다. 그날, 4월 2일 금요일의 집회는 대부분이 한총련 소속의 깃발들, 그러니까 운동 좀 한다는 녀석들의 깃발이었다. 그날 전경들은 명동성당 앞에서 진을 쳤고, 금요일마다 하는 투쟁과밥에 참여하려고 했던 몇몇 지인들은 결국 명동성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회사 일이 늦게 끝나고 10시에야 명동성당에 도착한 나는 그 광경을 보고 분통이 터졌다. 명동성당 들머리 계단에 주욱 앉아있는 온갖 깃발들의 촛불시위 행렬들과 전경들을 보고.

2. 명동성당에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140일이 넘게 이주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윗집에는, 수배된 건설노조가 100일이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그날, 촛불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의 줄과 텐트의 사이는 불과 10미터도 안 되었다. 그날, 전경이 시위대를 칠 거라는 예상에 이주노동자들과 투쟁과 밥 멤버들은 모두들 평등노조 이주지부의 조끼를 챙겨 입었다. 촛불시위대와 자신을 구분하기 위해서. 그 날, 시위대가 해산하고서도 경찰들은 새벽 4시가 넘어서까지 명동성당 앞에 서 있었다. 밤에 간식거리나 담배를 사러 명동성당 앞 편의점에 나가곤 하는 이주동지들은 그 날, 성당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경찰들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나는 이주동지들은 물론 수배 중인 건설노조 농성동지들이 걱정되어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근처에 술약속이 되어 있어서(실은 명동성당 투쟁과밥에 참여하려 하였으나 전경들에 의해 성당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근처 맥주집에 자리를 잡은 내 벗들이었다.), 10시경 텐트에 들렀다가 조끼를 얻어입고 술자리에 간 후, 1시간 만에 텐트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곤 새벽 네 시까지 성당 안에 있었다.

3. 솔직히 이주노동자 8명이 목숨을 끊은 것도 노무현 정권 하이며, 비두와 자말이 개같이 끌려갔다가 고국으로 '테러리스트' 딱지를 붙인 채 강제추방된 것도 노무현 정권 하이다. 또한 경찰-출입국관리소 합동수사 하에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개처럼 연행된 것도 노무현 정권 하이다. 며칠 전에는, 강금실이 장관으로 있는 법무부가 건강상태도 안 좋은 샤말 타파를 강제추방해서 이주동지들과 그에 연대하는 한국동지들을 눈물바다에 빠뜨리는 동시에 이주노동자 운동에 대해 타격을 가하려 하였다. (그러나 우리 동지들은 현재 더욱 투쟁의 결의를 드높이고 있다.)

4. 물론 탄핵무효와, 노무현 지지는 구분되어야 한다. 현재 탄핵무효를 외치는 사람들 중에는 굳이 노무현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그 탄핵 자체가 말도 안 되는 넘들이 일으킨 쇼이기에 분노를 하며 촛불을 든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 사람들까지 '노빠'와 한 카테고리 안에 묶는 것을 반대한다. 탄핵반대와 한민자 반대와 탄핵무효라는 구호는 일견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다른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노무현도 싫지만 탄핵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거여서 촛불을 든 이들에게 비아냥과 조롱, 그리고 모함을 통해 '노빠'라는 한 카테고리로 묶고 하향평준화를 시키기보다는, 탄핵무효가 아닌 탄핵정국 자체의 무효, 그리고 그들에게 촛불을 들게 만든 분노에 대한 제대로 된 답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게 진보와 좌파의 정말 할 일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국민발의/국민소환/국민투표의 제안은 참으로 적절하다 생각한다.)

5. 이런 의미에서 이번 탄핵에 대한 민노당의 대응은 참으로 얼척없다. 그리고 현재 탄핵무효가 노무현 지지로 연결되는, 그리 강하지 않았던 고리가 도리어 점차 강화되고 있다. 나는 한총련과 민노당 일부의 탄핵반대 촛불시위자들을 4번의 의미에서 비판한다. 그리고 그들이, 이주노동자들과 건설노조 동지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곳에 몰려오며 대규모의 전경들을 끌어들인 것에 대해 분노하고 비판한다.

6. 마치 이주동지들이 당연히 촛불시위대를 환영할 것이라 전제하며 말과 행동을 하는 촛불시위대 지도부에게 이미 못마땅함이 없지 않았던 터였다. 재미있게도, 탄핵 전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노무현정권 규탄한다, 노무현정권 박살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건설노조와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벌였던 지난 3/14 일요일 집회 때, 건설노동자들은 '탄핵정국? 노동자 탄압정국이다!'는 비명에 가까운 절규를 내뿜었다. 그런 동지들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는 한총련 시위대. 이런 코미디가 어디 있는가. 게다가 이주동지들과 건설동지들이 당연히 자신들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연유하는 것인가. 이 믿음에서 나오는 얼척없는 언행들은 도대체 어떤 자신감을 깔고서 하는 것들인가. (아 물론, 촛불시위 참여자들의 일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집회에도 참여하며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이들에게서 연대의 희망을 본다. 그러나 일부 나이드신 양반들은 이주동지들의 집회 구호에 심히 인상을 찌그러뜨리셨다지.)

7. 4월 1일은 특히 샤말타파가 강제추방되고서 그 빗속에서도 우비를 입고 비를 맞아가면서 우리 이주동지들과 이들에 연대하는 한국동지들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던 날이었는데, 이주동지들의 집회가 끝나자마자 거기서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낀 나의 묘한 기분은, 나의 속좁음에서 기인한 오바에 불과한 것일까? (정작 이주동지들은 이들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주동지들의 투쟁에 대해, 건설동지들의 투쟁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의 관심이나 배려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8. 나는 명동성당에서 촛불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이주동지들과 건설동지들에게 최소한의 미안함과 최소한의 연대를 표현했으면 한다. 아니, 이 정도는 바라지 않는다. 나는 촛불시위를 하는 이들이, 이주텐트와 건설텐트의 사람들의 기분이 대단히 묘할 수 있음을 조금이라도 배려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노무현을 지지하는 건 아니지만 촛불을 들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며 노무현 탄핵 반대를 외치는 이들은 제발 명동성당에서 꺼져주었으면 좋겠다. 집회와 투쟁에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간적 예의란 게 있는 법이다. 듣자하니 정말 열불나는 루머들도 들려오는데, (일부 한총련 간부들이 건설노조의 농성천막에 비집고 들어와 당당히 잠자리와 밥을 요구했다는... 그러나 이것은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 루머들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 싸*가지없는 행위들의 주체들은 명동성당 안에서 내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란다.


ps. 나는 이 글을 '광범위한 노빠들'을 까려고 쓴 글이 아니다. 광범위하게 노빠라 규정된 이들 중에는 상당수가 '억울한' 측면이 있고, 나는 그들을 '노빠'로 모는 것이 옳지 않으며, 노무현 지지자들의 다양한 경향과 층에 섬세함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에서 밝혔듯 나는 탄핵반대자(그리하여 촛불시위 참여자)와 노무현 지지자들을 구분하고 있다. 이 글을, 이 두 부류를 섞는 데에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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