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참여정부의 현실을 보며 쓴 웃음을 지어야 했다. 그리고 '참여'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기 위해 국어사전을 다시 들어야 했다.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뜨거운 바램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파병도 모자라 2차 전투병 파병까지 결정하고 준비해 나가는 참여정부 대통령과 국회 앞에서. 농민들의 거센 반대와 칸쿤에서 할복자살하신 고 이경해 열사의 피맺힌 절규에도 불구하고, FTA 한 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강행한 참여정부 대통령과 국회 앞에서. 우리는 국어사전을 다시 들어야 했다.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자신의 목숨을 끊고, 또 비정규직 노동자도 인간이라는 인간선언을 하며 산화해간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과 노동유연성 강화'라는 노사관계로드맵으로 답하면서, '분신으로 투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을 내뱉는 참여정부 대통령 앞에서. 파견법을 확대 적용할 것이라는 말 앞에서. 신용불량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다는 핑게로 지금 당장 여기저기서 죽어가는 국민들을 지속적으로 외면하는 저들 앞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너무나도 정당한 외침에 체포와 투옥과 폭력적 집회해산으로 대답한, 참여정부와 국회 앞에서. 그 모든 것들 앞에서 우리는 도저히 참여의 뜻을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어, 국어사전을 다시 들어야 했다.

당신들의 참여는 이미 이라크 파병 결정 다 한 상태에서, 몇몇 시민단체 사람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 같이 먹는 것인가? 민생투어를 하면서 TV 취재 카메라 앞에서 삽질 몇번 생색내는 것인가? 정치를 위기에 몰아넣고, 광주에서 뻔뻔스러운 삼보일배한다고 울고 있는 것인가? 새만금 갯벌을 지켜야 한다고 삼보일배 그 먼 길을 돌고 돌아 눈물과 고행으로 서울까지 들어왔을 때, 너희들의 참여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부안에서 핵폐기장 설치를 반대하며 눈물과 피와 땀으로 투쟁하는 부안 군민들에게 방패로 찍고 곤봉매을 돌려줄 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알리기 위해 주민투표를 해서 98%의 반대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단순한 '여론조사'로 폄하하면서 못들은 척 귀 막고 눈 감고 있을 때, 너희들의 참여는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몇몇 친정부적인 시민단체가 대통령에게 듣기 좋은 소리하라는 간담회가 너희들의 참여라면, 그것이 너희들이 말하는 참여라면, 우리는 당신들의 '참여'를 넘어선 '참여'를 원한다!

우리는 '참여'를 넘어선 '참여'를 원한다!

국민발의권, 국민소환권을 통해서 정책결정과정에 우리 삶의 현실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발의하고, 결정하는 진정한 참여를 원한다. 여성발의권을 통해서 여성들의 어려운 문제들, 여성들에게만 관련된 노동법안을 만들기 위해, 이 땅의 여성들이 직접 토론하고 발의하고 결정하는 진정한 참여를 원한다. 당신들이 만든 악법들,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완전히 막아버리고 친정부적인 시위만 허가하는 악법,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며 무고한 송두율교수에게 7년 구형을 내리는 국가보안 악법, 노동자들의 삶을 옭아매는 손배 가압류 악법, 이주노동자들에게 그물총을 쏘며 인간사냥을 해도 되는 악법, 이 모든 악법들을 우리가 직접 우리 손으로 폐지할 수 있는 진정한 참여를 원한다.

우리는 '참여'를 넘어선 '참여'를 원한다!

시민의 존엄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너희들이 벌인 그 재신임 쇼와 탄핵 쇼 앞에서, 우리는 더 이상 너희들에게 정치를 맡겨 둘 수 없다! 시민은 너희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한다. 참여를 넘어선 참여의 권리를 요구한다. 노동자, 농민, 여성, 장애인, 이주 노동자, 신용불량자, 이 모든 시민들은 반드시 이러한 참여를 넘어선 참여의 권리를 직접 자신의 손으로 쟁취할 것이다!

국민발의, 국민소환, 여성발의, 참여를 넘어선 참여의 권리를 보장하라!
국민발의, 국민소환, 여성발의로, 새로운 민주주의와 시민문명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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