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순 비례대표 후보 관련 당원들께
글번호 : 11841
올린이 : 이갑용
등록일 : 2004년 03월 17일 23:57:09
기 타 : 응답글(1), 쪽글(15), 조회수(840),
저는 민주노동당을 처음 만들 때 민주노총 위원장을 하면서 공동대표를 맡아 일했습니다.
진보정당의 틀을 놓는데 일조 했다는 뿌듯함을 가지고 있으며, 당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2002년에는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출마하여 울산동구청장에 당선되었고, 당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이 글을 올립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지역의 전 구청장은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처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영순 현 비례대표 후보입니다.
이런 단체장 출신이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상위 후보가 된다는 것은 당 발전의 토대가 되는 것이기에 기뻐해야 함에도, 마음 한 쪽에 끝내 버리고 갈 수 없는 돌덩이를 하나 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당에 대한 충정과 당원들에 대한 믿음으로 올리는 글입니다.
사적인 영역의 개인에 대한 음해나 공격이 아닌 공적인 영역에 대한 평가이니 불필요한 오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이영순 후보는 지난 1999년 11월 구청장 선거에 당선된 후 2000년 10월 (취임 약 12개월후) 울산 동구 동부동 262번지에 땅을 매입했습니다.
그 땅에 2001년 4월 지하1층 지상 5층 규모의 상아탑 학원을 완공했고, 그 학원 앞에 도로-2000년 1월부터 구청에서 땅을 매입하였고 2000년 12월에 착공하여 2001년 3월에 완공한 소방도로-가 새로 났습니다.
소방도로는 지역주민의 편익을 우선시해서 뚫는 도로이며, 계획된 수십 개의 소방도로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놓을 것이냐 순서를 정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구청장에게 권한이 있습니다.
이영순 후보는 소방도로가 나는 곳 옆에 땅을 미리 사 두었다가 학원건물을 지었는데, 소방도로의 완공 또한 본인의 학원 건물과 거의 같은 시기에 되었습니다. (2001년 3월과 4월)
이 내용은 건물 등기부등본이나 지적도를 통해 주민이면 누구나 확인 할 수 있으며 동구지역에서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민주노동당울산동구지구당 위원장을 할 당시 위 사실에 관한 소문이 돌았는데, 공직자 윤리나 법을 잘 몰랐던 터라 회사 쪽에서 괜한 음해 공작을 벌이는 것이라고 오히려 감싼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청장이 되고 난 후 공직자의 의무를 알게 되면서, 이런 일은 법을 떠나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보면 공직자의 직위를 이용한 재산취득에 엄격한 벌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 그 직무상 지득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공직자윤리법 제6장 23조 1항)
굳이 이런 법조항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윤리와 도덕성이 있는 공직자라면 마땅히 재직 기간중에 도로가 나는 곳에 땅을 산다거나 건물을 짓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그가 민주노동당이라면 말입니다.
우리 민주노동당은 진보정당입니다.
어느 개인이나 몇 사람의 색깔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당원 동지들과 간부들의 도덕적 행동과 진보적인 정책으로 정권창출을 위해 가고 있습니다.
정권창출의 길에서 우리는, 밖으로는 사회정의를 위해 비타협적으로 싸워야 하고, 안으로는 우리 내부의 민주주의와 진보에 끊임없이 매진해야 합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자리 몇 석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내부에 엄격한 그런 당이 될 때만이 비로소 정권을 가질 자격이 생깁니다.
말을 하다보니 비례대표 후보 선출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함께 되어야 하겠는데, 이번 비례대표 후보나 국회의원 후보들 전원이 이런 검증과 평가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많이 놓쳤습니다.
후보 본인이 자신에 대한 일방적인 공적만 주장하는 현 제도로는 후보를 정확하게 검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당원들에게 후보에 대한 검증과 평가를 할 수 있는 자료나 질문들이 허락되어야 하는데 시간도 없었고 공간도 없었습니다. 다음 선거에서는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공감하는 당원들이 많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당의 공직자로서 임기 중 어느 때라도 그리고 임기 후에, 엄중하고 매서운 평가를 받을 자세로 부끄럽지 않게 일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주민들의 눈은 당원들 못지 않게 매서우며 정확합니다.
더구나 진보라는 이름의 부도덕과 실수는 보수, 수구의 실수보다 훨씬 엄격하게 평가합니다.
주민들에게는 진보정당만이 대안이라 하면서 이런 문제를 내부의 일이라 덮어두고 가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미래에 대해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4월 15일이면 우리당의 원내진출이 확실하며 이영순 후보도 당선안정권인 순번에 들어있습니다.
아마 우리 진보정당의 의원들은 전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만약 공직자 재산신고때 이런 사실이 드러난다면 많은 보수언론이 우리를 흠집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켤 것이며 아마 집요하게 조사할 것입니다.
한 지역을 넘어 전국에 우리 당을 대표하는 후보가 된다는 엄중한 사실 앞에, 과거 이런 일이 있었던 사람이 지난 일에 대한 반성이나 도덕성에 대한 확신 없이 공직자가 된다면 우리
는 민중 앞에 진보라는 이름을 달 수 없습니다.
이영순 후보가 비례대표에 출마하면서 이 일에 대한 해명이 있길 바랬으나 끝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을 보고, 혹시나 이런 문제에 무감각해서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라도 이영순 후보는 부디 백의 종군 하시고 이번 일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철저한 반성이 있길 기대합니다.
진보정당의 간부라면 그런 자기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겪은 후에 더 훌륭한 당의 일꾼으로 성장하실 거라 믿습니다.
사실확인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당에 제출할 것이며, (인신에 대한 공격말고) 이 사안에 대한 이견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당원들 앞에 토론할 것을 제안 드립니다.
2004년 3월 17일 당원 이갑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