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탄핵국면,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서울대사회대 학술동아리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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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3월 25일 20시 31분 1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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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정오가 되기 직전, 국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95명의 국회의원 중 2명을 제외한 193명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탄핵결정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와야지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국회에서 사상 최초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사실은 탄핵에 버금가는 후폭풍을 몰고 왔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자마자 여의도 국회 앞과 광화문은 탄핵에 항의하는 민중들의 시위가 밤늦게까지 이어졌고, 참여하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탄핵을 준거점으로 친노와 반노, 민주와 반민주, 보수와 개혁 등의 이분법적인 구도가 남한 사회를 양극화시키고 있으며, 어느 누구든 탄핵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밝히기를 강제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핵을 둘러싼 정세적 조건을 보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번 되짚어보자. 탄핵을 중심으로 찬성과 반대를 구분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현재의 탄핵국면의 본질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야를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그 자체에만 가두어서는 안된다. 탄핵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예상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장기적인 시각을 견지하면서 탄핵국면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남한 사회는 현재 4.15 총선을 앞두고 있다.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등에 업고 대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노무현이지만, 탄핵 직전까지 지지율이 20%까지 하락하였다. 그런 와중에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선거법 위반과 경제파탄 등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대중들은 광화문으로 모여들었다. 광화문에 모인 대중들은 스스로가 친노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신은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광화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움직였다고 한다. 그들의 주장은 일면 타당하다. 그리고 광화문에 모인 대중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또한 진실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탄핵 직전까지의 노동자ㆍ민중과 지배계급의 사이에서의 역학관계 그리고 탄핵을 경과하면서 변화된 지점, 그리고 총선 이후의 역학관계를 고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탄핵의 현실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탄핵을 중심으로 형성된 일련의 정세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태는 급반전되었다. 탄핵 후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이 압도적인 차이로 지지율 1위를 점하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유일한 개혁세력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한민자 연합에 대한 분노로 인한 반사이익일 수도 있다. 하지만, 10%에 달하는 부동층이 열린우리당 쪽으로 이동하였다는 신문의 헤드라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광화문에 모이는 사람들의 행렬은 스스로 친노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어느 것보다도 강력한 열린우리당의 선거운동의 효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어느 것보다도 강력하게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로 비쳐지고 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모여든 사람들의 행위는 주체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가치중립적일 수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 노무현은 어느 때보다도 가장 강력한 대중적 지지를 획득하고 있다. 정세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탄핵직전까지 노무현의 개혁이미지에 대한 실망으로 노무현으로부터 멀어졌던 대중들이 급격하게 친정권의 성향으로, 친노무현의 성향으로 기울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기간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그리고 한-민-자의 공조로 이루어졌던 신자유주의적 개혁의 흐름, 노동자ㆍ민중의 죽음과 희생위에서 가능하였던 그들만의 프로젝트가 가장 강력한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의 목을 다시 칠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더 꺼리겠는가? 무엇이 두렵겠는가?
탄핵직전까지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그리고 한-민-자 사이에서는 파견근로의 전 업종으로의 확대가 모색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개악의 시점을 시시탐탐 노리고 있다. 파견근로의 전 업종으로의 확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97년 IMF 이후 추진되었던 일련의 구조조정, 노동자ㆍ민중의 저항의 근거 자체를 말살하면서 노동자ㆍ민중의 희생과 죽음을 강요하였던 바로 그 구조조정의 완결판으로써의 의미를 가진다. 지배계급에게 있어 2004년은 구조조정의 연속성을 보장하면서 저항계급의 진지 자체를 파괴하려는 일련의 프로젝트의 완결판으로써의 해를 의미한다. 비정규직은 또 다시 확대될 것이며 노동자ㆍ민중은 다시 죽음의 늪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민주주의 수호의 이름으로 치장된 지금의 논쟁은, 지금의 열망은 진정 무엇을 위한 민주주의 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가 쟁취하고자 했던 민주주의, 그러나 그 민주주의는 우리의 목을 치는 민주주의가 될 것이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은 다시 개혁의 탈을 쓰고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자신만만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하는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총선 이후, 우리가 염원해 마지않는 민주주의는 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 민주주의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이 ‘민주주의’란 말인가!

열린우리당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으로 이루어진 지지세력과 노무현의 상징성 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깨져버린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파병동의안, FTA, 집시법 개악 등 수구보수라 불리는 세력들과의 철저한 공조 속에서 온갖 반민중적 악법들을 통과시키면서 신자유주의적 사회재편 상은 탄핵시킨 세력들과 하등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의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대 한-민-자의 갈등과 반목의 상황은 그들 모두가 신자유주의적 사회재편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래가지 못하고 해소될 것이다. 지배계급 내의 권력의 중심은 변동되어지지만 지배계급 전체는 대중적 지지를 기반으로 여전히 강고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국민소환제나 국민발의제는 지금 우리가 부여잡아야 하는 투쟁의 과제가 될 수 없다. 만약 지금의 정세적 시기가 부르주아 민주주의에 있어 보다 진전된 안을 쟁취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면, 그것이 정세의 핵심이라면 국민발의제와 국민소환권은 가장 적절한 투쟁의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보는 정세의 핵심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바라보는 정세의 핵심은 탄핵직전과 탄핵 그리고 총선을 경과하며 형성되고 있는 일련의 구조와 정세이다. 이것을 바라본다면 탄핵반대 운동의 흐름 속에서 급상승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지지율로 인해 오히려 노무현의 포퓰리즘식 정치를 안착화시키는 효과적인 정치적 기제로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상승을 더욱 높이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소환권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이 그들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제도적 정치라는 것이다. 노무현이 위기의 상황에서 항상 국민여론을 통해 반전을 꾀하였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제도적, 형식적 틀거리를 바꾼다고 해서 성과가 온전히 민중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과정과 운동으로서의 민주주의는 언제나 유효하며, 따라서 우리는 탄핵국면에서 ‘탄핵’ 사태 자체에만 시야를 한정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작년 10월 열사들의 처절한 ‘비정규직 철폐!’의 외침에 대해 분신으로 무엇인가를 쟁취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망발로 배신하고 그도 모자라 파견근로제의 전업종으로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공공부문에서의 비정규직 대폭 확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120여일을 넘도록 명동성당 앞 차가운 바닥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기억해야 한다. 몇 년 째 계속 폭등하고 있는 등록금에 대해서 침묵해서는 안된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바로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라는 사실에 우리는 반드시 투쟁으로 화답해야 한다. 스스로 주체가 되어 싸워 쟁취하고, 성과를 온전히 우리의 품으로 오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쟁취해야 할 민주주의이다.


탄핵 찬반을 넘어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대한 전면적 폭로와 전면적 투쟁으로!

이상의 정세적 판단을 바탕으로 우리는 명확하게 지금의 시기를 최대한의 방어선을 어떻게 칠 것인가를 중심으로 고민,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대중 사이의 논쟁의 흐름은 탄핵반대와 탄핵찬성 나아가 개혁과 보수의 관점 사이에서 선택을 강제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운동진영 또한 이것에서 크게 자유롭지 못하다. 노동자ㆍ민중의 투쟁의 쟁점으로 이 국면을 돌파해나가기에는 지금의 투쟁진영의 상황과 조건이 그리 탄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조건과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최선의 선택이 아니 차악의 선택을 강요한다. 비록 지금의 흐름들을 급반전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총선 이후 불어 닥칠 구조조정을 예비하며 최소한의 투쟁의 불씨를 살려가야 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한-민-자를 심판하고 보수당을 해체시키기 위해 광화문으로 달려가는 것이 중심이 아니라 어떻게 급격하게 친정권의 성향으로, 노무현에 대한 지지로 경도되는 대중들을 다시 투쟁의 가능성으로, 저항의 가능성으로 조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무현이 다시 개혁세력으로 둔갑되는 상황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하나의 실천적 제안을 한다. 바로 지금 시기, 노무현 1년을 평가하는 대중토론회를 잡아가자. 자기 학교에서, 자기 단대에서, 자기 과반에서, 동아리에서 대중토론회를 잡아가자. 노무현 1년을 평가하는 쟁점과 사안을 다양하게 잡힐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자기 학교 안에서의 대중논쟁과 대중활동을 기획해야 한다. 총선 이후, 우리의 목숨을 그들의 손에 내맡기지 않기 위해서는, 지배계급의 공격과 구조조정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내용을 확고히 하며 예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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