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선거를 여는 사람들의 총선이야기 Another0415
탄핵정국에 대하여
박하순
127 3094  /  2205
2004년 03월 22일 11시 08분 5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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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성명서 초안으로 급하게 작성한 것인데 버리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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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에 대하여


한나라당 민주당은 국회에서의 숫적 우세를 바탕으로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단행하였다.

이번 탄핵소추는 행정수도 이전 공약, 전북 출신 정동영 대표 선출 등 지역주의의 일정한 활용, 호남에서의 민주당과의 경합을 통한 영남지역민 사이에서의 지역주의의 약화, '개혁적' 인사들의 결집 등이 요인이 되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데 비하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면서 이런 상황을 뒤흔들어야겠다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총선전략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가지게 되면서, 민주당은 전북지역민의 열린우리당으로의 이탈 및 한나라당과의 공조로 지지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노무현대통령은 순진무구한 '피해자'였을 뿐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3월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소추를 유도하였고, 노무현은 여기에서 대통령직까지 건 사상 유례가 없는 총선 올인 도박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여기에 걸려들었다면 우리들의 지나친 추측일까?

결과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판쓸이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국민들 중 70% 이상이 탄핵소추에 반대하고 있다. 촛불집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고 바로 오늘(20일) 광화문 촛불집회에는 수만 수십만의 인파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이번 탄핵정국이 달려가는 최종 목적지, 즉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전국에서 고르게 의원들을 배출하여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현재 의원수에 현저히 못미치는 지역정당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민들의 여론과 총선결과에 기대 헌법재판소는 가능한 한 빨리 탄핵기각결정을 내려 노무현은 정상적인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될 것이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공화국의 위기' 운운은 사태를 잘못 보아도 한참 잘 못 본 것이거니와 이것 자체가 지지자와 방관자들을 동원하기 위한 총선전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탄핵소추의 유혹을 받은 이유의 핵심에는 30%를 멤도는 노무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총선에서의 지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대통령! 측근비리와 부정한 정치자금 수수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통령! 경제와 민생을 파탄시킨 대통령! 이런 대통령에 등을 돌린 국민들 대다수는 자신들을 지지할 것이라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비리와 정치자금 수수에 있어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노무현에게 시비를 걸 수는 없을 것이다. 대통령의 10분의 1 발언은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으로 낙인을 찍고 있었고 민주당도 이런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정당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개입 문제도 역대 대통령들이 노무현 정도의 개입은 해왔다고 본다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소추까지 감행할 수 있게 한 배경에는 아무래도 노무현 정권 아래서의 경제와 민생 파탄이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경제와 민생 파탄이야말로 노무현의 낮은 지지율의 근저적인 원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내수침체, 투자부진, 400만 신융불량자, 청년실업 등. 한마디로 경제위기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처방, 즉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정책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이런 정책의 결과는 참혹하다. 말 그대로 기아임금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의 규모는 줄어들 줄 모르고 있고, 정규직의 노동강도는 살인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 배달호, 김주익, 곽재규, 이현중, 이해남, 그리고 최근 박일수열사까지 노동자들의 분신과 자결이 이어지고 있다. 농업 또한 파탄지경이다. 오죽하면 이경해열사는 세계무역기구 회담이 열리는 멕시코 칸쿤에 가서까지 자결을 하였을까! 노무현은 이런 경제와 민생 파탄이 전임 김대중정권의 유산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면 노무현은 당시 김대중정권의 경제정책을 지지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현재 김대중정권과 다른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지속적으로 노동법 개악 및 정규직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고 있고, 한일투자협정 및 한칠레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로의 편입정책도 지속하고 있다. 경제와 민생 파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경제위기에 대한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정책개혁으로 인해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정권에서 일단 외환위기는 극복한 것이 아니냐고 하고 있다. 쌓여가는 세계 4위의 외환보유고를 거론하면서. 외환보유고가 IMF 위기 직전 300억달러(당장 가용할 수 있는 외환은 한 때 40-50억 달러 정도인 때가 있기도 했다)에서 1500억달러가 넘는다니 그런 말을 할 법도 하다. 그리고 IMF 전에는 순외채가 600-700억불이었는데 현재는 순채권이 약 400-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니. 그러나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외국자본의 영향력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대외채권(외환보유고가 대부분이다) 대외채무를 포함하고 주식투자 직접투자까지 전부 고려한 순국제투자는 2003년 현재 마이너스 1000억달러 정도로 IMF 직전 마이너스 800-900억불보다 더 악화되었다. 그 이유는 외국자본이 직접투자 주식투자로 들어와 어마어마한 이윤과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초국적 금융자본은 98년부터 2003년까지 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에서만 약 90조원(노무현 정권 첫해인 2003년에만 35조), 즉 약 800억불의 평가이익을 얻었다(국부유출). 막대한 규모로 들어온 외국인 주식투자자금과 이들이 얻은 엄청난 수익이 더해져 외국자본이 상장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기준으로 42%(주요 세계 국가 중 최고치)나 차지하고 있다. 포항제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주요기업들은 50% 이상이다. '외채의 주식으로의 전환'이 발생한 것이다. 즉 한국은 '신흥시장', 즉 초국적 자본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롭게 등장한 (금융투기)시장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초국적 자본에 팔려나간 것일뿐, 외환위기는 극복된 것이 아니다. 위기는 다른 형태로 잠복해 있는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된 것에 대해 요즈음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일제히 부르짖던 여야를 포함한 지배세력마저 은근히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외환위기가 극복되었다고 자랑하는 지배세력은 거의 없다. 오히려 '외국인 주도 장세', '증시상승 빛 좋은 개살구', '증시상승 득 외국인에게만 돌아가',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등의 기사제목을 지배언론에서마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초국적 자본의 한국경제 지배는 국부유출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배당, 극심한 구조조정, 그린메일(경영권 위협을 통해 사들인 주식을 비싸게 되파는 행위), 막대한 현금보유에도 불구한 미진한 투자 등도 다 이와 연관되어 있다. 이제 재벌개혁 또는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통해 외국인 기관투자가는 경영권을 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재벌체제'가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대변할 뿐인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주장하고 역대 정권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정력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재벌개혁'이 한국경제를 살리는 것도 역시 아닌 것이다.

경제파탄은 성장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무현은 대선후보 시절 7% 경제성장 달성을 호언했는데 집권 첫해인 2003년 경제성장률은 2.9%에 머물렀다. 일부에서는 "아이엠에프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즉 노무현이 지속하고 있고 김영삼 김대중정권 아니 전두환정권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및 금융세계화로의 통합 정책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는커녕 경제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면 이런 경제와 민생 파탄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소추할 자격이 있는가? 이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내내 이런 신자유주의 정책에 적극 협조한 것을 넘어 오히려 앞장서지 않았던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이야말로 탄핵의 중요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헌법을 어기고 침략전쟁에 협조하여 이라크 민중을 학살하는 데 일조를 하고, 미국의 선제공격 예방전쟁에 힘을 실어주어 한반도 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안에서도 역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비록 민주당이 우리당과의 차별화전략 차원에서 파병반대을 이야기했지만 많은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노무현에 대한 탄핵은 전쟁과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경제파탄 민생파탄을 근거로 노동자 민중들이 했어야 했다. 아니 사실은 하고 있었다.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70% 비율이 탄핵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여기서 참으로 개탄스러운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이 이렇게 명명백백한데도 대다수 시민단체와 일부 민중진영이 이번 탄핵정국에서 '탄핵반대 민주수호'를 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사모, KBS, MBC, 한겨레신문 등과 더불어 총선전략 차원에서 '공화국의 위기'를 부르짓는 열린우리당에 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애초에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재벌개혁'을 옹호하는 등 신자유주의 비판에 있어서 불철저하여 이들의 행보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나 우리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들도 말로는 전쟁과 신자유주의를 비판한다고 해오지 않았던가 말이다.

우리는 이들과는 달리 '공화국의 위기'는 한물 간 한나라당 민주당으로부터 오지 않고, 오히려 노무현 정권 아래서 '신자유주의 개혁 파시즘'의 등장으로 현실화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누가 아는가. 심각한 경제위기가 다시 한차례 온다면 의회와 행정부를 장악한 노무현 정권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미명하에 일체의 반대를 허용하지 않고 노동자 민중의 목줄을 더 강하게 죌 신자유주의 정책을 파쇼적으로 밀어붙일지.

시민단체들은 그렇다 치고 일부 민중진영의 이성회복과 전쟁과 신자유주의 반대 전선으로의 복귀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전쟁과 이라크 파병 반대한다!
노동자 민중 다 죽이는 신자유주의 정책, 민중의 이름으로 탄핵한다!
반민중적이고 반민주적인 국회를 해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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