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이 미선이를 기리던 광화문에 또다시 촛불 행렬이 춤을 추고 있다. 명분 없는 우익 반동 세력들에 의한 대통령 탄핵이란 정국에 모든 것이 함몰되어 가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력들과 피 흘려 싸우던 민주노총도 '범국민행동'이란 이름하에 모여들고 있다. 노무현정권이 신자유주의 세력들과 최일선에서 싸워온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들은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그 개혁은 노동자 민중을 위한 것이 아니지 아니한가? 노무현은 김대중과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를 계승하는 우리와는 함께 갈 수 없는 길로 떠난 사람이다. 5000만 민중을 압살하게 될 FTA와 우리의 젊은이를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내몬 장본인이다.
작년 노무현 정권 아래 몇 명의 열사들이 산화해 갔는지 벌써 잊어버린 듯하다. 그 열사들의 분노에 찬 절규는 3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구호와 다르지 않았다. 이 땅의 노동자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절규를 하고 있는데 노무현 정권이 얼마나 이 외침에 귀기울였는지 생각이라도 해보았는지 의심스럽다.
지난 발전 파업 때 안영근 의원 등이 명동성당을 드나들 때 노무현은 어디에 있었는가? 노사모에 에워싸인 체 대권에 대한 열망만 태우던 사람이 아닌가? 국민의 80%가 반대했던 발전소 해외 매각을 비롯한 국가기간산업을 사유화하여 자본의 배를 불려주고 민중과 노동자들의 피를 요구했던 사람이 아니던가?
작년 배달호 열사의 분신 이후 손배소 가압류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하고서도 철도 파업 때 손배소 가압류를 들고 나왔던 것도 그였으며, 그가 이야기했던 대책은 아직 그 어디에도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는데 노무현 구출작전에 선봉에 서서 '탄핵 무효, 민주 수호'를 열창하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한단 말인가? 현장에 만연된 노사협조주의자들과 실리주의자들의 주장과 무엇이 다른가 묻고 싶다. 우익에게 도움을 주지 않기 위해 합류한다고 하는 것은 지난날 수많은 변절자들이 이야기하였던 비판적 지지이고, 그들은 그후 비판이 아닌 맹목적 추종자로 돌변했던 역사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대중들이 한나라당이 싫어 모였다지만 이들이 궁극적으로 노무현 탈출 작전의 전위병이 될 것이 명약관화 한대도 그들과 한 목소리를 내면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외칠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민주노총은 노사모와 그들의 동조 세력과 결별하여야 할 것이다. 노무현은 부패한 우익세력들이 심판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심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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